기술과 저널리즘

Paywall의 정의와 번역

2014년 1월 16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작성했던 글

이성규 2019년 04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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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Paywall을 어떻게 번역하고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이런저런 논문을 찾아보면 Paywall을 정의할 때 Radoff의 블로그 글을 자주 인용하더군요. 그는 Paywall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a digital mechanism to separate content that one has to pay for from the rest of the content on
the net"(넷 상에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콘텐트와 아닌 콘텐트를 구분하는 디지털 메커니즘.)

Mashable의 정의도 흥미롭습니다.

"system that prevents internet users from accessing webpage content without a paid subscription."(인터넷 이용자가 구독료 지불 없이 웹페이지 내 콘텐트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시스템.)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Paywall을 적용한다는 것은 곧 인터넷 뉴스 웹페이지 내 콘텐트에 대한 차별적 접근을 할 수 있는 기술적 인공물을 구축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을 좀더 세밀하게 설명하면 콘텐트의 구매와 연결되는 개념이 아니라 접근권의 구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제품을 살 수 있는 권한을 얻는 것이 아니라 문을 열어 안에 있는 상품을 구경할 권리를 갖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콘텐츠 유료화라고 설명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남습니다. 콘텐츠 유료화는 어떤 의미에선 구매를 연상시켜 접근이 아닌 소유를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저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paywall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접근권 구매와 맥이 닿아있지 않나 싶네요.

정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구매의 대상, 교환되는 대상이 무엇인가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놀이공원에 입장한다고 생각해봅시다. 우리는 놀이공원에 들어가기 위해 입장료를 지불합니다. 일부는 자유이용권을 구매하기도 하죠. 그것이 놀이기구를 내가 소유 혹은 구매한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입장 및 접근 권한을 구매하는 것이죠.

미술관이 있습니다. 미술관도 입장료를 구매하는 것이지 내부의 미술작품이라는 콘텐츠를 구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접근권한을 구매하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볼 때, paywall도 동일한 방식이라고 저는 봅니다. Paywall은 미술관처럼 입장료를 지불하는 개념이지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얻는 개념은 아닙니다. 접근권이 허락됐다고 내부의 뉴스를 다운받아 마음대로 이용할 권한이 주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콘텐츠를 구매해 포괄적 이용권을 허락받는 국내 포털의 구매 방식과는 분명 다른 것이죠. 좁은 의미의 콘텐츠 유료화는 어쩌면 포털에 공급하는 방식처럼, 포괄적 이용권의 양도까지 포함해서 정의돼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결론적으로 제 생각은 Paywall을 콘텐츠 유료화라고 설명하기는 어렵고 엄격하게는 콘텐츠 접근의 유료화라는 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는 생각입니다. 문득 이 생각이 나서 끄적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