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스터디

퍼블리의 뉴스 서비스와 뉴스 생태계의 재구성

뉴스의 새로운 정의는 결국 현재의 뉴스 사업자가 아니라 3rd 파티에서 출현할 것

이성규 2019년 0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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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어떤 내용이냐면 : 퍼블리가 뉴스 서비스를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그들의 웹 서비스와 향후 출시될 모바일 서비스 등에 뉴스와 관련한 콘텐츠가 제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테크, 비즈니스, 투자, 마케팅이 주된 뉴스 영역인 듯 보이고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보도된 뉴스를 바탕으로 해석을 달아주는 뉴스 분석 / 해설형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퍼블리가 왜 : 뉴스의 강점은 ‘유혹’입니다. 유혹의 힘은 강력합니다. 어떤 마케팅 수단보다 뉴스는 강력한 흡인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비유적 표현이긴 하지만 ‘뉴스 전시’ 상태(폭발력 높은 이슈가 발생하면)가 되면 뉴스는 수많은 수용자를 한꺼번에 몰고 올 수 있습니다. 대단한 마케팅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그 자체로 강력한 노출의 효과를 갖게 되는 것이죠.

제가 늘 활용하는 툴이긴 하지만 깔대기를 머릿속에 먼저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깔대기 입구는 바로 사용자 유입 창구입니다. 뉴스는 유입 창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매력적인 미끼입니다. 퍼블리는 어쩌면 깔대기 입구를 넓혀서 더 많은 고객들 불러들이는 창구로 뉴스를 활용하려는 전략 같습니다. 이미 깔대기 하단의 수익 전환 구조는 모델링이 된 상태기에 입구 쪽만 잘 다듬으면 성공적인 매출 규모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무엇을 차별화할까 : <"이게 왜 중요할까?" "나의 일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기존의 뉴스에서는 알 수 없던 배경과 맥락, 전문가의 해석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이 문구에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이 역할은 언론사가 해야 하고 했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도 실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죠. 독자와의 협업, 소통, 대화의 경험이 부족하기에 그 절박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반면 방송사들은 빠르게 이 영역으로 치고 들어가는 중입니다. 하지만 올드 미디어라는 플랫폼 안에서는 쉽게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8, 9시 뉴스를 수시간 동안 연장할 수 없을 뿐더러, 플랫폼의 형식이 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을 제작하는데 한계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또한 퍼블리가 제시한 분야는 현재 언론사들이 충분히 제공해주지 못하는 영역입니다. 테크, 비즈니스, 투자, 마케팅. 이 분야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 뉴스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죠. 전통 기자들은 게다가 이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비즈니스의 이해관계 때문에 파고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위 업계 전문가를 인터뷰하거나 인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죠.

퍼블리는 아예 전문가들을 필자로 동원합니다. 그것이 신뢰를 구축하고 멤버십 전환을 이끌어내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그런 점에서 리멤버 나우와 전략적으로 닿아있습니다. 다만 둘의 최종 목적 지점, 수익 전환 지점이 다를 뿐이라고 봅니다.

뉴스 생태계엔 어떤 의미인가 : 현재 우리는 뉴스 생태계의 새로운 주체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뉴스는 앞으로 모든 분야에 스며들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스며든다는 건 모든 서비스 유형에 뉴스와 같은 정보 형태가 제공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뉴스 생산 사업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기업의 홍보실이든, IT 서비스든 가릴 것 없이 말이죠. 수없이 많이 들으셨겠지만, 이런 흐름이 가속화하면 기존 저널리즘 주체들의 위상도 변화를 겪게 될 겁니다. 시민기자와 블로거들이 기자들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변화시킨 것처럼 말이죠.

결론은 양극화입니다. 신뢰와 품질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언론사는 수용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울 겁니다. ‘그 정도는 A라는 서비스에서 충분히 제공하는데, 게다가 훨씬 양질이던데’, 이들 서비스보다 품질이 낮은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는 앞으로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될 겁니다. 미셀 스티븐슨이 말했던 ‘지혜의 저널리즘’을 향한 경쟁이 본격화하면, 단순 보도만으로 트래픽을 얻어냈던 기성 미디어들은 야금야금 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 시간은 10년이 될 수도 20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끝으로 : 저는 3rd 파티 뉴스 혁명의 시작이라고 부르려고 합니다. ‘뭐 벌써 혁명이냐‘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씨앗은 이미 뿌려졌습니다. 느낌이지만 퍼블리는 전통적인 뉴스 플랫폼이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위는 뉴스 사업자일 수는 있을 겁니다. 그건 리멤버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스 플랫폼의 새로운 모습, 뉴스의 새로운 정의는 결국 현재의 뉴스 사업자가 아니라 3rd 파티에서 출현할 것이라고 저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들이 뉴스 생태계를 재정의하고 재설계하는 중요한 주체로 곧 부상할 것이라고 저는 전망합니다. 전통적인 뉴스 경험이 없는, 그들 스스로 뉴스라고 정의하지 않는 그렇지만 뉴스 생산/유통 행위를 영위하는 주체. 그렇다고 1~2년 안에 바뀐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10년쯤 뒤에 되돌아보면 이런 흐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 참고로 저는 더이상 퍼블리와 이해충돌의 여지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퍼블리의 내부 정보를 알고 있지도 못합니다. 해당 뉴스를 보고 저의 인상 비평을 적은 글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