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비즈니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언론사가 먼저 혁신해야 할 대상

수용자 변화에 열려 있는 업무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성규 2019년 04월 24일

종종 이런 질문과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뉴미디어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막막함이 만들어낸 절박한 물음이겠지만, 실은 정답이 존재하는 질문은 아니라고 저는 답변하곤 합니다. 저마다 핵심 수용자가 다르고, 배분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이나 바라보는 미래 시장도 다르기에 똑부러진 해답을 제공해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제가 해답 대신 제시하는 가상의 구조입니다. 일하는 방식,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조응해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 그것이 저는 유일한 돌파구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트렌드에 일희일비 하지 않기 위해, 또 그것에만 의존해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선택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선택지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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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구조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으로부터 가져왔습니다. 천천히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보통 이렇게 진화를 합니다.

1) 훈련 데이터로 모델 학습
2) 테스트 데이터 세트로 예측치 보며 모델 성능 평가
3) 테스트 데이터 세트에서 잘못 예측한 수 확인해 정확도 계산
4) 하이퍼파라미터 조정 혹은 다른 알고리즘 선택

대충 보시면 알겠지만, 훈련용 데이터를 통해 모델을 학습시켜 좋은 예측치를 뽑아내는 것이 머신러닝입니다. 따지면 과거의 데이터로 훈련시켜 미래를 예측하도록 한다는 개념이죠. 하지만 앞으로 입력받게 될 데이터가 과거와 이질적이거나 전혀 새로운 특성이 주를 이루게 되면 이 모델의 예측 정확도는 떨어지게 됩니다. 당연히 성능 평가를 통해 모델을 지속적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저는 이런 흐름이 우리의 업무 프로세스와 닮아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image 출처 : https://www.capgemini.com/2016/05/machine-learning-has-transformed-many-aspects-of-our-everyday-life/

머신러닝은 늘 입력 데이터에 열려 있습니다. 입력 데이터에 상응하는 결과값을 내놔야 하는 미션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좋은 머신러닝은 학습 자체에도 열려있습니다. 성능이 떨어지는 시점에 평가를 해서 다시 학습을 시키고 모델을 조정하게 됩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을 할 수가 있습니다.

반면 언론사의 업무 프로세스는 인풋 데이터, 즉 오디언스의 소비 행태 변화에 닫혀 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기민하게 파악하지 않죠. 물론 적지 않은 언론사들이 수용자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지만, 그 많은 데이터 가운데 바라보는 지표는 제한적입니다. 수용자의 변화, 특히 Pain Point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유효한 학습용 데이터를 중하게 간주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인풋 데이터의 입구가 막혀 있는 셈입니다.

인풋 데이터의 입구가 막혀 있다 보니, 업무를 처리하는 모델,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지 않습니다. 분명 아웃풋으로 나오는 결과값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긴 한데, 무엇인 원인인지를 명확하게 찾아내질 못합니다. 인풋 데이터의 누적된 시계열적 자료가 누락돼있거나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어떤 변화를 흐름을 보이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학습할 데이터가 없으니 모델이 조정되지 않습니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는 거죠. 새로운 수용자들이 현재 뉴스에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어서 보기 어렵다’고 호소하지만 이 변화한 흐름이 인풋 데이터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저 외부의 보고서나 글을 통해 확인하고 감을 잡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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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을 말하자면 : 수용자 변화에 열려 있는 업무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겁니다. 해외 사례니 하는 트렌드는 그들의 수용자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 조직이 만들어낸 해결책입니다. 여러분의 수용자와 그들의 수용자가 동일한 성격과 특질을 갖고 있다면 해당 트렌드를 수용하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겁니다. 하지만 다르다면? 그 해결책은 작동하지 않을 겁니다. 트렌드 벤치마킹은 그래서 복불복 게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전략은 수용자의 변화를 시시각각 수렴해서 이를 해결방안으로 내놓는 업무 프로세스를 설정하는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이 것이 바뀌지 않으면 변곡점이 발생할 때마다 외부에서 해답을 찾는 고답적인 프로세스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인들의 해답은 해당 언론사가 지닌 독자 데이터에 접근할 수가 없기 때문에, 최적화된 값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이제 이런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인풋-프로세스-아웃풋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피드백을 업무 프로세스로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낙오하지 않고 유지하며 확장하는 전략 중의 전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TF-강연/자문-보고서-실행과 같은 낡은 프로세스를 이젠 내던져야 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