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서적

포어의 '생각을 빼앗긴 세계'와 실리콘밸리

홀어스 카탈로그는 반문화의 가치들을 테크놀로지로 변모시켰다

이성규 2019년 08월 02일

image

1부 : 생각을 독점하는 기업들

1 실리콘밸리 문화의 기원

  • 도구가 독점 산업과 군국주의자들에 손아귀에서 풀려나서 개인에게 주어지면 개인은 더욱 자족적이 존재가 될 수 있다. 스스로를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p.34)
  • 1960년대 말에 퍼스널 컴퓨팅의 모든 기초는 개발되었따. (35)
  • 홀어스 카탈로그는 반문화의 가치들을 테크놀로지로 변모시켰다. (36)
  • 앨린 케이는 홀어스 카탈로그에 올라온 책들을 모조리 구매해서 사무실의 서가에 모아두게 했다. 훗날 케이는 미래를 보게 해준 사람이 브랜드였다고 한다. (36)
  • 테크 기업들의 계보가 히피들의 공동체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은 좋은 징조가 아니다. 그들의 공동체 실험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38)
  • 인디언 보호구역과 공동체를 생각할 때 느끼는 소속감과 진정성이야말로 그(스튜어트 브랜드)가 생각하는 완전한 일체감이다. (39)
  • 그는(매클루언) 인쇄기술이 등장하기 이전의 세상, 사람들이 직접 대면해서 상호작용하던 구전 문화를 꿈꿨다. (41)
  • 매클루언은 컴퓨터 테크놀로지와 지구촌이 가진 잠재적인 위험을 알고 있었다. 거짓 소문은 빠르게 확산되고, 감시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사생활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41)

2장 구글이 바라보는 역사

  • 기술사학자인 조지 다이슨이 구글 본사 캠퍼스인 구글플렉스를 바문했을 때 한 엔지니어는 대수롭지 않게 이렇게 털어놨다. "사람들이 읽게 하려고 책을 스캔하는 게 아니에요. AI가 읽게 하려고 스캔하는 겁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구글이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려던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77)

6장 테크 기업의 밀실 거래

  • 지식 독점 기업은 우리가 사는 민주주의에 독특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들은 단지 특정 책의 흥행을 결정짓는 정도가 아니라 공화국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에게 전달되는 정보를 취사선택해서 특정 이슈나 정치인에 대해 우리의 견해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칠 만한 결정을 내린다. (145)
  • 전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정보를 전달하는 속도와 거리에 열광했다. 월드와이드엡이 등장했을 때 열광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19세기 지식인들은 새롭게 등장한 이 기술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무너뜨리고 넓은 세상을 한 동네로 좁혔다면서 찬사를 보냈다. (146)

7장 바이럴 전염병

  • 기자들은 본인을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 두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이들은 자기들이 겪은 문제가 온 세상이 처한 문제라고 생각하며, 택시 기사와 나눈 대화가 사람들의 경험 일반을 모두 반영한다고 여긴다. 이 같은 자아도취 탓에 언론이 처한 곤경이 어느새 미국인들의 경제 생활을 상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리가 쉽지 않다. (169)
  • 저널리즘이 실리콘밸리의 변덕에 굴복한 것은 그만큼 튼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좀 더 관대하게 설명해보자면 이렇다. 저널리즘은 국가를 지탱하는 기둥이라고 스스로 자부한다. 그것이 사실이고 기둥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저널리즘은 세운 지 오래되지 않은 기둥이기 때문에 땅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지 않다. 미국의 신문들은 지난 250년 동안 존재했지만 저널리스트들이 당파적 편향성 없이 전문가적인 태도로 기사를 쓴다는 생각이 등장한 지는 채 100년도 되지 않았다. (182)
  • 하지만 당파성은 신문의 유아기에 해당했으며 매체로서 존중을 받기까지는 선정주의라는 청소년기를 먼저 거쳐야 했다. 19세기를 지나면서 선정적 보도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게 되자 신흥 언론 재벌이 탄생했다. (중략) "선정적 기사가 돈을 끌어들이면서 신문들은 정치적 당파성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것이 언론학자 마이클 셔드슨의 설명이다.(182-183)
  • 이렇듯 새로이 고결함을 추구하게 된 데에는 사회학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광고 덕분에 신문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더불어 기자와 편집자의 숫자도 크게 늘어났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직업도 사회적으로 존경할 만한 직업의 반열에 들기를 바랐다. 신문사에서 글을 쓰던 사람들은 진실을 감추고 장황한 주장을 늘어놓는 일을 그만 두고, 본인들이 현실을 충실히 전달하는 '기자'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 사실 위주의 중립적인 보도라는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게 됐고...(183)
  • 언론사는 진정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이 없었다. 그건 편집자와 기자들이 스스로 만들어내고 믿고 있던 신화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 신화는 중요했다. 언론은 그 신화 덕분에 권력을 비판할 수 있었고 독자의 변덕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었으며, 언론에 필수적인 객관적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 역할을 해왔던 신화가 이제 해체되고 있는 중이다.(186)
  • 복스미디어와 버지를 만든 조슈아 토폴스키는 이렇듯 서서히 진행되는 미디어의 동질화를 개탄했다. "모든 미디어가 똑같은 외양과 똑같은 글로 똑같은 독자들을 끌어오려고 경쟁하는 듯합니다."(191)
  • 문제는 미디어가 단순히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에 의존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실리콘밸리의 가치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테크 기업들과 똑같이 언론은 맹목적으로 데이터를 숭배하게 됐다. 그리고 숭배의 대상이 된 데이터는 언론을 변질시켰다.(191)
  • 과거에는 여러 기사들을 한데 묶어 팔다 보니 지적인 자유가 허용되었다. 독자들이 아동 빈곤 문제를 다루는 기사나 남수단에서 이러나는 일에 대해서는 알고 싶지 않다고 해도 상관 없는 일이었다. 자기들이 읽지도 않을 기사를 발행했다고 독자들이 언론사를 탓하지는 않았다. (중략) 편집자들은 고매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기사들이 나오더라도 지면 구성에는 원래 그런 기사가 꼭 들어가 있어야 한다며 정당화했다.(193)
  • 세상을 바라보는 크리스의 비전은 기본적으로 기술관료적이었으나 나는 도덕주의와 낭만주의에 가까웠다. 그는 롱폼 저널리즘이라는 아이디어를 좋아했던 반면에, 내가 가졌던 롱폼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는 이데올로기적이었다. (중략) 이 같은 그의 세계관은 뉴리퍼블릭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정치 성향이 강하며 지적으로 자유로운 영혼들과는 충돌이 불가피했다. (198-199)

8장 저자의 죽음

  • 천재성과 독창성은 18세기 지식 혁명으로부터 탄생해서 인류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주고 가장 오래 지속되는 두 가지 사상이다.(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