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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과 조국, 진보를 향한 공통된 조언

View of 몽양부활/세상을 보는 창 2011/01/02 23:56 몽양부활

이성규 2019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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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 프레시안은 한국 민주주의의 석학 최장집 교수의 인터뷰를 연재 형태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조국 교수와의 인터뷰를 담은 <진보집권플랜>을 적극 홍보하고 있습니다. 모두 진보, 개혁세력을 향한 애정과 충고, 조언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공통됩니다.

한국 정당정치와 민주주의론을 수십년 연구해온 최장집 교수와 법학이 전공인 조국 교수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건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조 교수가 최 교수의 민주주의 대한 철학을 수용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바르겠지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두 분의 발언 가운데 진보를 향한 공통된 주문 사항 두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이 두 가지 이슈는 아시다시피 개혁 진영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명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냉철한 정세판단이 배제된 대응 전략은 수많은 오류과 실천적 한계를 노정하기 마련입니다. 대표적 지식인들 공통된 조언은 그래서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두 가지를 먼저 소개합니다.

1. 정치의 본질을 바라보는 관점

"정치의 초점은 권력에 대한 저항, 투쟁으로부터 국가와 정부를 어떻게 잘 운영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는 통치의 문제로 이동했고, 따라서 정부운영의 능력이 핵심주제가 됐습니다. 이것은 거리의 운동의 정치에서 정당, 선거, 정책, 대표와 책임 등 제도를 운영하는 정치로 정치의 중심이 이동했음을 말하는 것이지요. 민주 대 독재라는 대립구도는 이 문제들을 보지 못하게 하는 부정적 요소가 있는 것이죠. 이러한 문제인식, 발상, 담론은 너무 협소할 뿐 아니라 사람을 계속 흥분하게 만듭니다."(2011년 최장집 <프레시안> 인터뷰)

"막스 베버는 '정치인은 악마적 힘과 손잡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중략… 진보·개혁 진영의 사람들은 권력 행사를 혐오하는 경향을 버려야 하며 권력을 유능하게 행사하는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조국 <진보집권플랜> p.254)

2. 반MB 연대의 한계 인식

"지금의 정치연합은 기본적으로 반(反)이명박 전선,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결과물입니다. 굉장히 네거티브한 정치연합이라는 것이지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정당이든 뭐든 사회정치 세력이 모여 적을 눌러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으로 진보 영역에서 제기되는 정치연합인 것으로 보입니다.

정당들은 일단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자신의 사회적 대표성을 확대, 강화하는 노력을 선행해야 합니다. 이런 차이들은 다 무시하고 억압하면서 성급하게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드라이브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연합은 대선에서는 좀 더 용이할 것이고, 총선에서는 더 어렵겠지요. 특정 선거구에서 어떤 근거로 특정한 후보와 정당을 주저앉히고 연합의 이름을 내세울 것인가, 이런 방식으로 연합을 할 때 필연적으로 후유증의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어쨌든 현재 정치권 밖에서 야당통합에 대한 압력이랄까, 이런 것은 과도해 보입니다. 운동적 차원에서 연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최장집 <프레시안> 인터뷰)

"2012년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당장 반 MB라는 슬로건 자체가 먹히지 않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시장/도지사, 구청장, 시의원/도의원, 구의원 등 다양한 층위에서 분배할 자리가 많은 지방선거와는 다르게 나누거나 양보하기도 어려워요."(조국 <진보집권플랜>, P259)

이들의 인식을 검찰 개혁에 적용해보면...

이 두 가지 인식을 바탕으로 진보, 개혁 진영의 검찰 개혁 사례를 논해보겠습니다. 진보 개혁진영은 검찰에 저항하는 방법은 익혀왔지만 정작 검찰을 변화시키고 통치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검찰 개혁의 절실함을 깨달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 조차도 개혁에 실패했습니다.

법무부 장관직에 올랐던 강금실도 천정배도 제대로 검찰 조직에 칼을 들이밀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검찰 개혁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일까요? 그들에게 권한이 부여되지 않았던 탓일까요? 아닙니다. 함부로 재단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저항의 레토릭을 수없이 내뱉었지만 통치의 기술, 정부 운영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이유입니다.

조국 교수의 인식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의 얘기처럼 진보 개혁 진영의 가장 큰 취약점은 권력을 혐오한다는 사실입니다. 권력을 부리지 않고 권력을 내려놓고 권력을 멀리하는 것이 정치의 선이 아닙니다. 권력을 내칠 것이 아니라 권력을 유능하게 행사하는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정치에 순결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베버의 전언과 같이 '악마의 힘과 손을 잡는 행위'가 바로 정치입니다.

이러한 조언에도 '순결 지향의 우', '반정치적 정치'를 지고지순의 정치 철학을 떠받든다면 검찰 개혁은 요원한 일이 될 것입니다. 오히려 검찰의 프레임과 '군기 잡기' 놀이에 갇혀 쓸쓸한 뒷모습을 남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는 정치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정치란 본질적으로 진흙탕에서 시작되며 그속에서 좋은 정책이라는 보석을 건져올리는 예술이다.' 정치를 1급수라고 착각하는 순간 모든 정치 행위가 불결해보이며 혐오증은 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밑 협상과 딜, 꼼수와 술책 등의 교차는 자연스러운 정치 행위이며 그 결과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키는 기술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제 지식 수준에서)

만약 2012년까지 진보 개혁 진영이 통치의 기술, 악마의 힘과 손을 잡고 그 권력을 유능하게 행사하는 기술을 익히고 습득하지 못한다면 다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것입니다. 보수화는 더욱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몇 차례의 속시원한 레토릭을 선사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통치의 기술을 익힌 유능한 정치인을 검증하고 선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