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비즈니스

중앙일보의 신문 | 디지털의 완전한 조직 / 업무 분리를 시도를 보며

한국 언론사가 지닌 구조적 문제로 인해 파생된 결정이 아닐까

이성규 2019년 12월 13일

정말 큰 규모의 조직개편이네요. 신문 | 디지털의 완전한 조직 / 업무 분리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닷컴, 신문 분리 운영과는 기조도 제법 달라 보입니다.

1) 신문사닷컴을 통한 운영 형태가 뉴스 생산(취재 부문의)의 완전성에서 일부 한계가 있었다면, 중앙일보의 M은 뭐랄까요? 온전한 디지털 네이티브 미디어를 별도로 / 독립적으로 설립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서로의 간섭 자체를 제거하는 과감함을 선택하고 있더군요. 디지털 온리 언론사를 하나 새롭게 만드는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2) 신문사닷컴과 신문 편집국의 관계는 위계적인 구조 하에서 닷컴이 편집국의 하위체계에 위치하고 있는 형태였다면 중앙일보의 A와 M의 관계는 독립적이고 병렬적이며 대등한 형태로 재편되는 것으로 보이더군요. 신문 중심의 레거시 미디어에서 디지털과 신문의 관계가 이렇게 대등한 구조로 재편되는 경우는 제법 이례적으로 보입니다.

3) 디지털과 신문의 주력 수익 모델이 궁금해집니다. 장기적으로는 두 조직 간의 협업과 교류가 분명 진행될 수밖에 없겠지만, 당분간은 독립적인 비즈니스라는 전제 위에서 서로의 생존방향/지속가능성을 설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 법인은 경쟁하기도 할 거고 갈등하기도 할 겁니다. 광고주들은 혼란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고요. 이 관점에서 보면, 디지털 부문이 일정 기간 동안은 다소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규모로 따지면 여전히 한국에선 종이신문의 광고가 우위에 존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글로벌 유력 언론사들은 디지털로의 '대전회'를 강조하면서 종이신문의 비중을 축소하는 형태를 취해왔습니다. NYT, WP 등등은 말이죠. 이 과정에서 진통도 상당했죠. 구조조정 규모가 적지 않았으니까요. 종이쪽 주력 기자와 에디터, 직무 등을 내보내면서 디지털 인력을 대거 충원하는 선택을 해왔죠.

중앙일보는 이와 다른 모델로 나아가네요. 이건 한국 언론사가 지닌 구조적 문제로 인해 파생된 결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미권 언론사와 달리 인위적 구조조정이 쉽지 않고(물리적으로 가능할 수는 있어도 언론계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이기도 하므로) 신문의 매출 감소세가 영미권과 달라 신문의 생존가능성이 여전히 낮지 않다는 것.

해외 언론사들처럼 동일 조직 형태를 유지하면서 디지털로 전환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물리적 분리를 통한 단절적 전환을 취한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10년 뒤가 되면 둘의 관계는....음.

대신 어느 하나의 조직이 10년 뒤에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신문은 분명 프리미엄 상품으로, 현재보다 적은 규모의 타깃 독자들에게 퀄리티 저널리즘을 전달하는 또 하나의 새 플랫폼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을 테니깐요. 이 과정에서 신문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견해 생존의 위협에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의 규모가 현재와 동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측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 기사를 보니 문득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어서 막 끄적여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관점과 해석이 궁금합니다. 가르침을 부탁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