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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대여’ 넷플릭스, TV산업 위협하나 [1] - 현황과 전략

뉴미디어 뉴스/뉴미디어와 모바일 2010/12/17 15:35 몽양부활

이성규 2019년 12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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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7자가 적힌 빨간색 우편 봉투. 1997년 설립된 요즘 뜨는 기업의 상징이다. 겉봉투를 뜯어보면 온라인으로 신청한 DVD가 예쁘게 포장된 채 담겨 있다. 월 4.99달러에 빌려보고 다시 우편으로 되돌려주면 된다.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다. 수학을 전공한 1960년생 Reed Hastings이 창업했다.

넷플릭스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 받고 있다. 월마트, 아마존 DVD 대여 서비스 등 몸집 큰 경쟁자를 물리치고 TV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상징색, 빨간색은 경쟁자를 불러들이는 색에서 성공의 상징색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09년 기준 총 매출 16억7000만 달러, 순익 1억1500만 달러. 직원수 2000명. 2009년 NHN의 연간 매출액 1조3574억원보다 큰 규모다. 북미 DVD 렌탈 사업으로 일군 규모라는 성과라 더욱 놀랍다.

넷플릭스는 iPad를 친구로 맞으며 더욱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4월 Attensity가 아이패드에 관련 트윗 5만건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분명해진다. iPad 앱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넷플릭스를 꼽은 응답자가 무려 31%에 이른다. iBook가 수위를 차지했지만, 애플 자체 제작 앱을 제외하면 견줄 만한 상대가 없을 정도였다.

가입자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넷플릭스의 구독자는 1690만명으로 iPad가 출시되기 전인 1년 전에 비해 52%나 늘어났다. iPad 앱의 인기가 구독자수 성장을 견인하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케이블 비즈니스 끌어내리나

넷플릭스의 성장에 케이블 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넓게는 TV 업계 전반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고 있다. 시장을 빼앗기고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기회를 넷플릭스가 가로채고 있는 탓이다.

일반적으로 아이패드 등 태블릿 사용자들은 TV 시청을 줄이는 대신 태블릿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경향이 높다. arrison Group과 Zinio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iPad 같은 태블릿PC 사용자들 가운데 TV를 덜 보게 된다는 응답은 25%인 것으로 조사됐다. TV 보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태블릿 기기를 이용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패턴이 반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넷플릭스의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들여다보자. 넷플릭스의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된 자료를 보면, 넷플릭스 구독자 61%는 하루 평균 15분 정도의 스트리밍 비디오를 시청한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7%가 늘어난 수준으로 지난 1분기에만 하더라도 15분을 시청하는 구독자 비율은 55% 정도였다. 비디오 다운로드나 DVD 대여, TV 시청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는 징후다.

넷플릭스는 2분기 실적에 왜 이 자료를 발표했을까? 넷플릭스는 DVD 대여 중심 비즈니스에서 유료 스트리밍 비즈니스로 전환을 꾀해왔다. 영화나 이미 방영된 TV쇼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독점 유료 서비스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온 것이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선호가 분명해지면서 넷플릭스는 공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프라인 방식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발상에 불과했지만 성과는 빠른 속도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유료 대여 서비스 이용자들인 만큼 온라인 유료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도 낮은 편이었다.

넷플릭스 회원들은 보통 한 달에 4~5개의 DVD를 대여해왔다고 한다. 이는 1년 전 6~7개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다. 스트리밍 비즈니스로 체질을 변경하면서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엔 광고가 없다. 시청자들 귀찮게 하지 않는다. 훌루와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이같은 강점들로 인해 케이블 업체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케이블 유료 가입자는 떨어지고 성장은 정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가입자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 모델을 찾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해야만 하는 시급한 과제가 떨어진 셈이다. 특히 넷플릭스류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자사 비즈니스를 집어삼키는 공룡으로 커가고 있는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개 분기 동안 케이블 및 유료 TV 가입자수는 케이블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타임워너는 자사 HBO의 유료 TV 서비스 가입자가 올해 150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 침체 등에 따른 가입자 감소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더 복잡한 메트릭스가 존재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기실 케이블 Code Cutting은 이제 현실화되고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구글TV와 같은 스마트 TV의 출현이 케이블 TV 비즈니스를 위협하고 있고, 태블릿PC 스트리밍앱이 그들 비즈니스의 구석구석을 침식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구글TV 참여가 케이블 네트워크의 수익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구글TV 때문에 거대한 수익 채널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해야 할 정도였다.

구글TV의 성공을 낙관할 수는 없지만 스마트TV를 통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케이블TV 서비스를 대체하기엔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을 없어 보인다. 오히려 SNS와의 융합으로 인터렉티브 서비스가 손쉬워지면서 시청자들에겐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수치로 확인되고 있는 케이블 Code Cutting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Convergence Consulting Group은 내년 말께 약 160만 가구가 해지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확정짓기는 어렵지만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월 사용료가 이탈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평이다. 이렇게 빠져나간 시청자는 온라인으로 향하고 있음을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사랑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콘텐츠의 영향이 크다. 현재 10만개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미국 내에서 가장 큰 DVD 구매 사업자다. 콘텐츠 판권 구매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영화와 TV show 등에 지출한 금액만 무려 10억 달러, 우리 돈 1조원 이상에 육박한다. 저작권자들과의 갈등으로 콘텐츠 보강에 어려움을 겪는 구글과 달리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배경이다. 저작권자 스스로 넷플릭스를 좋은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라 한다. 2009년 기준이긴 하지만 전체 매출 대비 순이익률이 10% 안팎에 머무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구글도 떨고 있다. 올해 들어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가 급장하면서 유튜브의 트래픽이 떨어지고 있는 것. 콘텐츠 생산 사업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던 구글은, 엔터 전문 스튜디오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다. 비즈니스 철학을 뒤바꿀 만한 사건으로 넷플릭스의 성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다.

‘DVD 대여’ 넷플릭스, TV산업 위협하나 [2] -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