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뉴스/저널리즘과 민주주의 2008/08/16 13:01 몽양부활

아카이브 차원에서 과거 글을 입력했습니다.지금 국면에 시사하는 바도 적지 않아 보이기도 했고요.


'미디어+Future' 8월호 인터뷰를 위해 작성했던 글입니다. 코멘트 인용을 위해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참조 삼아 올려놓습니다.

1. 쇠고기 국면은 각종 미디어 이슈가 뒤엉킨 사안이기도 했는데, 가장 주목해서 볼 부분이 뭐라 생각하나, 그리고 왜 그렇다고 보나.

" 저는 미디어의 주체가 누구였냐를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보는 쪽입니다. '촛불시위로 교통정체가 심각했습니다'라는 류의 보도에 익숙해져 객체화돼왔던 시민이 미디어의 주체로, 특히 미디어에서 스토리 생산의 주체로 떠오른 부분은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미디어 권력의 민주화를 의미합니다. 그간 기존 미디어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는 이름으로 계층의 이해를 대변해왔습니다. 그렇게 확보한 계층적 이해를 바탕으로 이 사회의 무소불위 권력으로 자리매김해왔죠.

이제 시민은 이들 기존 미디어가 자신을 대변하고 있지 않다는 걸 자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스스로 미디어가 되기로 마음을 먹게 된 것입니다. 쇠고기 파동, 촛불집회는 그 스스로 미디어가 될 수 있음을 학습하고 확인하는 시기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내가 곧 미디어다'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테스트하고 있으며,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있습니다.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의회 권력이 쇠고기 문제를 풀지 못함에 따라 시민이 광장으로 모여든 것처럼, 시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언론 권력이 제 역할을 못함에 따라 시민이 미디어 광장으로 모여든 것이죠. 이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 쇠고기 국면에서 1인 미디어에 대한 평가.

"이번 미 쇠고기 파동은 '1인 미디어' 대중화의 모멘텀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미디어 민주화에 작지 않은 획을 그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Digg이라는 혁신적 북마킹 서비스가 대중적 소셜 미디어로 자리잡는 데에 패리스 힐튼의 핸드폰 사건이 기여를 했듯, 그리고 오마이뉴스라는 시민참여저널리즘 매체가 대중적 도구로 인식되는데 대선과 노무현이 공헌을 했듯, 미 쇠고기 파동은 1인 미디어의 대중화에 상당한 공을 세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의 민주화, 혹은 미디어 민주주의는 궁극적으로 미디어 권력의 분산과 미디어 권력의 공유를 지향합니다. 일부 형태의 매체, 일부 언론사에 집중되고 독점돼 있던 미디어 권력이 미디어의 수용자이자 주체인 시민에게 분산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대다수 미디어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다시피, 이번 미 쇠고기 파동은 조중동으로 상징되는 독점적 미디어 권력과 1인 미디어 간의 상징적 대결이었습니다. 이 싸움에서 1인 미디어가 승리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미디어 권력의 분산이 앞으로 이행단계에 접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3. 1인 미디어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

"탈권위, 그리고 Networked Individualism이라는 최근의 경향적 흐름과 블로그(혹은 기타)라는 서비스적 속성이 적절한 때에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요?(생산측면) 아울러 이를 통해 생산된 콘텐트가 기성 미디어의 콘텐트보다 더 신뢰할 만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Readership 측면) 후자 측면에 더 귀착해 설명하자면, '신뢰할 만하긴 하지만 귀가 닫힌 미디어'보다 '(현 시점에서는 덜 미덥지만) 신뢰가 만들어지는 귀가 열린 미디어'에 대한 선호를 드러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귀가 열려있을수록 신뢰에 다가갈 확률이 더 높아지죠. 오보라는 지적을 받으면 즉각 수정하고, 독자가 스토리를 보충할 수 있고, 토론할 수 있고. 아시다시피 기성 미디어는 이런 점에서 인색하죠.

저널리즘 측면에서 보자면 속보성, 정확성에서 분명한 우위에 있었다고 봅니다. 현장에 있던 시민이 있는 그대로를 자신의 미디어를 통해 보여줬고 놓친 부분은 다른 시민이 보충해가면서 진실을 좇아갔습니다. 독자들은 "그래 내가 본 그대로야"라고 공증해줬죠. 하지만 기성 언론은 여전히 자사 이해관계에 따라 이 현상을 보도했습니다. 시민이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는 명확했다고 봅니다."

4. 1인 미디어의 득세가 일회적인 현상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는가.
"현 시점에서 일정 정도 거품이 섞여있다는 평가에는 동의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일회적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1인 미디어의 등장은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습니다. 쇠고기 국면을 통해 불신을 극복할 대안성을 인정받았고요. 기성 언론이 대중적 불신을 털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것이고 확산될 것입니다.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1인 미디어의 확산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기성 언론은 다룰 수 있는 주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들이 중요해 보이는 주제만을 다루는 편이죠. 그들에게 중요한 게 시민들의 눈에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뉴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이 다루는 뉴스가 시민들의 시각엔 뉴스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언론이 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 거리들이 시민들에겐 뉴스인 경우도 많죠. 기성 언론이 보도하지 못한 영역, 다루지 않는 주제를 알리는 도구로서 1인 미디어는 앞으로도 매우 유용할 것이고 유효할 것이라고 봅니다."

5. 저널리즘의 관점에서 봤을 때 과연 이들이 추구하는 것이 저널리즘이라 말할 수 있는지,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저널리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시각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 '저널리즘은 진실을 좇고 알리는 것이다'라는 정의엔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진실을 좇는 방법론에 따라 다양한 저널리즘에 대한 규정와 정의가 존재할 뿐이죠.  1인 미디어에 참여하는 시민들 가운데 저널리즘의 목적을 지니고 활동하는 층은 실제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유목적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1인 미디어 행위가 저널리즘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보는 시각은 섣부르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그들의 집합적 행위의 결과물이 저널리즘적 효과와 의미를 불러온다고 생각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1인 미디어를 지닌 시민들 대다수는 어떤 사건을 책임감 있게 보도하고 알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콘텐트 생산에 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할 뿐이죠. 바로 이 공유에서 저널리즘의 가치가 생성된다고 봅니다. 공유를 위해 트랙백, 댓글, 블로그 네트워크로 집산된 정보들은 하나의 거대한 메타 정보가 되죠. 이 메타 정보는 언론이 보도한 8~10매짜리 톱 기사보다 더 자세하고 정보가 풍부하며 정확하고 빠릅니다.

언론이 저널리즘 목적을 갖고 보도를 하는 미디어라고 규정된다면, 1임 미디어는 보도를 하다보니 저널리즘적으로 의미가 창출되는 미디어라고 규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1인 미디어의 저널리즘 즉 sharing Journalism의 속성이자 특징이라고 봅니다."

6. 저널리즘 혹은 미디어 지형을 어떻게 바꿀 것이라고 보는가. 기성 미디어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나갈 것이라고 보는지.

"시민저널리즘은 기성 저널리즘을 파괴하거나 대체하지 않습니다. 일부 그런 시각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성급한 전망이고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미주리 저널리즘 스쿨의 밴틀리 교수가 강조했던 것처럼, 시민저널리즘은 기성 저널리즘을 개선하며 궁극적으로 저널리즘의 의미와 가치를 풍부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저널리즘 방법론의 관계는 앞으로 상호보완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성저널리즘은 시민저널리즘을 융합시키는데 인색하지 않을 것이며, 시민저널리즘은 기성저널리즘에 대한 현재의 적대적 인식을 차츰 철회해나갈 것이라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미디어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둘의 보완적 긴장관계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봅니다."

7. 1인 미디어의 대명사가 돼 버린 블로거와 시민기자에는 묘한 거리감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몰라도. 블로그(거)에 대한 조망이 다시 나오는데 과연 이것을 시민저널리즘, 공공저널리즘 영역에서 어떻게 봐야하는지 궁금하다.

"두 모델 모두 시민이 미디어의 주체이며, 시민이 곧 기자인 모델이라는 측면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오마이뉴스 모델이 '1인 미디어'의 네트워크 모델이라고 평가하기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구호로 시민에게 미디어의 생산 권력 분산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온전하게 이뤄지지는 못했습니다. 여전히 시민기자는 오마이뉴스에 종속적이며 자신만의 미디어 공간을 창조해내지는 못했기 때문이죠.

블로그는 그 공간 자체가 미디어입니다. 자신이 생산한 콘텐트의 저작권을 100% 지니고 있기에 법률적으로도 미디어의 주인은 블로거 그 자신인 셈이죠. 그것이 거리감을 느끼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오마이뉴스 모델은 시민기자의 콘텐트에 엘리트가 편집이라는 이름으로 가공을 하는 모델입니다. 편집 권력을 나눠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기존 저널리즘의 가치를 버리지 않고 승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기사 하나가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정확해야 하고 신속해야 합니다. 기존 저널리즘의 틀에 시민기자들을 끼워 맞추는 특징을 지니고 있죠. 일종의 과도적 모델인 셈이죠.

하지만 블로그는 다릅니다. 그 자체가 자신의 미디어이기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습니다. 가공되지 않습니다. 또한 가공의 주체는 타자가 아니라 그 자신일 뿐입니다. 제프 자비스 교수는 Networked Journalism이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그 기사 자체는 불완전하더라도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완전한 저널리즘으로 진화합니다.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태그 : 1인 미디어, 미디어+Future, 블로그, 쇠고기, 저널리즘


  1. sarah 2008/08/17 09:37
    현재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거의 대부분

    자신이 1인 미디어로서 뉴스 생산의 주체라고들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창한 뉴스가 아니라 해도 적어도 흥미거리는 유발하고 있죠.

    싸이월드도 미니홈피에 한계를 느꼈는지

    벌써 블로그 서비스를 하고 있더군요.

    제 짧은 생각에도

    앞으로 1인 미디어로서 블로거는 소멸하지 않을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2. dkssk 2008/10/21 21:29
    잘 읽었어요~

    토론과제에 필요한 자료를 찾다가 발견했는데 정말 공감하게 되요^^

    팀원들과 공유하기 위해 카페로 가져가요~(http://cafe.daum.net/tlfvls)

    문제가 된다면 jieuny1542@hanmir.com으루 연락주세요..몽양부활 2008/10/22 11:48
    네 괜찮습니다.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