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악셀 슈피링어(Axel Springer: 이하 AS)가 2007년 설립된 폴리티코(Politico)를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AS는 폴리티코와 인연이 오래되었습니다. 2015년 폴리티코와 AS는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폴리티코 유럽(Politico Europe)을 런칭했고 이번에 폴리티코 유럽의 나머지 지분 50%도 AS가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인수가격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1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AS는 2015년 Business Insider, 2016년 시장 조사 기업 eMarketer를 성공적으로 인수했고, 이 두 회사를 2020년 합병시켰습니다. AS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0년 10월 비즈니스 뉴스레터 스타트업 Morning Brew를 인수했습니다. 다시 말해 AS는 경제 뉴스 부분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제 그 영향력을 정치 영역으로, 정확하게는 워싱턴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가능합니다. 바로 AS가 10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들여 폴리티코를 인수한 이유입니다. WSJ처럼 경제 미디어도 아닌 정치 미디어를 독일 미디어 기업이 인수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AS는 21세기 뉴스 코프(News Corp)

악셀 슈프링어의 주요 뉴스 브랜드들.

2007년 루퍼트 머독의 신생-1980년 창업- 뉴스 코프(News Corp)가 1889년 창업한 전통의 월스트리트 저널 인수는 미디어계에는 지진과 같은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WSJ은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매우 정확한 보도와 사실에 기반한 깊이 있는 분석으로 명성을 쌓아온 언론입니다. 이러한 긍정 평가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그런데 매우 보수적이고 깊이 없는 보도로 유명한 뉴스 코프(News Corp)- 대표 브랜드는 Fox News와 The Sun-가 WSJ을 인수하면 WSJ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았습니다. 루퍼트 머독은 매우 영리하게 WSJ의 가치와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WSJ에 투영시키고 있습니다. 바로 Opinion 섹션을 통해서 입니다. WSJ의 Opinion의 글과 구성은 WSJ의 보도와 분석 기사와 정확히 반대입니다. 다시말해 루퍼트 머독은 WSJ의 보도와 분석은 망치지 않고 있습니다. WSJ의 구성원도 이 정도 수준에서 루퍼트 머독과 타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루퍼트 머독도 이 수준에서 미디어 권력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AS의 폴리티코 인수에서 주목해야할 지점은 폴리티코에 Protocol이라는 미디어가 속해 있다는 점입니다. Protocol이 다루는 소재와 주제는 테크, 비즈니스 그리고 규제의 교집합 영역입니다. 앞으로 최소 5년간 매우 중요한 영역은 빅테크 기업 규제입니다. 이 규제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세계 경제의 큰 그림은 달라질 것입니다.

AS, 빅테크 기업 규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AS의 폴리티코 인수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미디어 비즈니스는 구글, 페이스북, 틱톡 등 플랫폼이라는 문맥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당분간 변화하지 않을 것입니다. 온라인 공론장은 개별 언론 미디어의 첫 화면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온라인 공론장은 네트워크에서 시작하고, 메시징 앱에서 시작하고, 유튜브 및 틱톡 등 애그리게이터(Aggregator)에서 시작합니다.

언론 미디어 기업이 자신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 정책에 영향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AS는 독일이라는 제한된 국가에서 또는 유럽연합이라는 확장된 영역에서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매우 작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AS는 독일 미디어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독일 및 유럽연합 정치권을 움직여 온라인 뉴스 제목과 스니펫(snippet)에 저작권을 부여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규제도 구글이 뉴스 기업에 돈을 지불하는 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구글이 뉴스 제목과 스니펫에 저작권을 요구하는 언론 미디어의 검색 노출을 차단했기 때문입니다.

AS의 핵심 언론 미디어는 Bild라는 황색 저널리즘입니다. 영국의 The Sun, 미국의 Fox News와 수준이 유사합니다. AS는 뉴스 코프(News Corp)와 동일한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Business Insider에 Opinion 섹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래 트윗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AS의 CEO 마티아스 되프너(Mathias Döpfner)가 빅테크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Business Insider에 직접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2002년 AS의 대표에 취임한 마티아스 퇴프너는 AS의 디지털 전환(Digitial Transformation)을 성공적으로 이뤄냈습니다. 2002년 당시 AS의 디지털 매출은 0유로였습니다. 2016년 AS 전체 매출에서 디지털이 차지하는 역할은 72%로 급성장하였고, 2019년 이 수치는 87%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AS의 주 수입원은 언론 미디어에서 이커머스로 바뀌었습니다. 이 전환을 이끈 사람이 마티아스 퇴프너입니다.

Axel Springer’s digital transformation
From heavyweight newspapers to price-comparison websites | Business

그렇다고 AS의 핵심 목표가 변한 것은 아닙니다. AS의 목표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 누렸던 권력과 여론 영향력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구성하는데 있습니다. 이커머스를 포함해 사실상 AS의 모든 사업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성공할 수록 AS의 빅테크 의존성은 증가했습니다.

루퍼트 머독은 M&A를 통해 호주를 넘어 북미와 유럽으로 권력과 여론 영향력을 확대해 왔습니다. 마티아스 되프너는 루퍼트 머독의 전략을 따르면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추가적인 목표를 설정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Business Insider, Politico, Protocol의 Opinion 섹션이 이 추가 목표에 작지 않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2021년 5월에는 AS의 Axios 인수 가능성이 알려졌습니다. Axios 인수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소문도 있고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AS는 기업 구조를 변화시켰습니다. AS는 2020년 KKR이라는 프라이빗 에쿼티(Private Equity)에 다수 지분을 넘겼습니다. M&A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함입니다. AS가 앞으로 계속해서 M&A를 통해 비즈니스 영역과 정치사회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점입니다.

Axios는 왜 ‘독일’ 악셀 슈프링어와 매각 협상을 진행할까
Axios는 플랫폼과의 협상력을 높여 광고 수익을 배가하고, 높은 신뢰 수준을 유지하며 더 큰 미디어로 성장하기 위해 인수/합병 논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