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저널리즘 주간'에서 '대화로서 저널리즘 전략 - 형식'에서 발표했던 내용을 글로 풀어쓴 것입니다.

저널리즘 주간 발표 현장. 한국언론진흥재단 제공. 

‘바이트‘, ‘어피티’ 통해 본 성공한 뉴스레터 미디어의 대화 전략(1)
저는 두 뉴스레터 미디어 모두 4~5가지의 대화적 특성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술성, 전형성의 파괴, 인지 부하를 고려한 청킹 전략, 피드백의 일상화, 니치 내용 공략 등입니다.

(3) 피드백의 일상화

어피티의 뉴스레터 화면

피드백은 대화에서 경청을 의미합니다. 듣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상대의 의견과 발화에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대화를 지속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긍정적 피드백은 말한 이의 성장과 동기부여에도 기여를 할 수 있게 되죠. 어피티가 발행하는 머니레터를 보면 하단에 피드백을 요청하는 버튼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질문하기를 통한 피드백 경청 기능도 자주 목격됩니다.

데일리 바이트도 다르지 않습니다. 바이트의 피드백 영역은 제법 다층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평가 영역과 주제 제안 영역이 그것입니다. 이를 통해 수용자들에게 '항상 열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죠. 듣겠다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수용자와의 교감을 일상화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4) 틈새 영역의 공략

이건 대화의 내용과 관련된 항목입니다. 잠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레터 설문조사 중 일부를 인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예를 들어 유튜브로 뉴스를 구독할 경우에는 폭이 넓게 한다. 언론 같은 경우 매체적 성향이 짙은 것도 유튜브로는 그냥 여러 개를 많이 구독하는데. 메일로 구독을 신청받아서 하는건 정말 제가 읽고 싶어하는 것, 관심사가 (저와) 잘 떨어지는 경우다. 확실히 메일을 확인할 때는 여러 번 거쳐서 ‘오픈’해서 들어가야 하다 보니까 제 관심사랑 떨어지거나 취향에서 벗어나게 되면 안 보게 된다."

위 발언이 보편적이라 할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힌트를 얻어내는 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우선 이를 위해 트라이브펙처링(tribefacturing)이라는 개념을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량생산시대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manufacturing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제조라는 의미이긴 하지만 이면에는 mass produce라는 뜻이 숨어 있었죠. 트라이브팩처링은 '부족형 생산' 정도로 풀어볼 수 있을 겁니다. 대량 생산이 아니라 취향과 관심을 공유하는 틈새 부족집단을 위한 생산인 셈입니다.

앞서 보즈코브스키 교수도 변화한 수용자를 언급하면서 부족적(tribal)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요. 취향이 세분화한 시대에 그러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소규모 그룹을 지칭하는 의미로 tribe라는 표현이 요즘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취향과 관심사가 세분화된 수용자, 이 부족을 향해서 어피티와 바이트 등의 뉴스레터 미디어들은 세분화한 틈새 영역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미 세분화한 영역을 다시금 더 잘게 쪼개어 또다른 틈새를 만들어가고 있죠. 백화점식으로 주제를 다루는 뉴스레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취향과 관심사가 세분화한 수용자들과의 대화를 틈새형 콘텐츠로 그들에게 말을 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틈새형 관심사를 발견하기 위해 사전 조사도 상당히 철저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독자 간의 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들

여기까지가 독자와 대화를 나누기 위한 두 뉴스레터 미디어의 노력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이젠 나머지 과제, 독자 간의 대화를 위한 전략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독자와의 대화는 궁극적으로 독자 간의 대화를 장려하기 위한 사전 절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널리즘이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독자 간의 대화를 유발해 공동체의 민주적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널리즘이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경로이자 방식입니다.

독자 간의 대화 촉발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저널리즘이 생산한 결과물을 두고, 서로 토론하고 논쟁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만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족 커뮤니티'가 구축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는 만들고 싶다고 만들어지지 않죠. 독자와의 대화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거나 대화가 아닌 강연이 되면 커뮤니티는 활성화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뉴스레터 플랫폼인 서브스택은 커뮤니티 구축 전문 컨설팅 기업 '피플&컴퍼니'를 인수까지 했습니다. 자신들의 노하우로는 접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피플&컴퍼니를 인수하기 전, 커뮤니티를 온라인으로 구축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아래처럼 댓글 공간을 자유로운 토론과 포럼의 형태로 제공했죠. 하지만 공간의 제공이 곧 공동체의 구축으로 곧장 이어지진 않았던 듯합니다.

Luma 서비스 화면

아예 커뮤니티를 염두에 둔 뉴스레터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선-커뮤니티 후-뉴스레터' 같은 모델입니다. 루마(Luma)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루마는 커뮤니티에 방점을 찍고 뉴스레터 기능을 덧붙입니다. 원래 루마는 줌 미팅의 랜딩 페이지를 구축하는 데서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화상 미팅만으로는 커뮤니티나 비즈니스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커뮤니티가 중심이 된 플랫폼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죠. 여기에 뉴스레터를 얹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미디어 플랫폼들은 독자 간의 대화를 촉발시키고 공동체를 꾸준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건 비즈니스적인 목표를 갖고 있긴 하지만 저널리즘의 역할을 활성화 위한 목적도 포함돼 있습니다. 비즈니스적으로는 이탈을 방지하는 효과를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저널리즘적으로는 독자 간의 대화를 지속시키는 기능을 할 수 있게 되죠.

어피티나 바이트가 이 부분에서 어떤 실험들을 진행하고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그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왜 공동체의 구축이 반드시 필요한지 누구보다 그들이 잘 이해하고 있어서입니다.

톰 로젠스틸은 저널리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공통장 즉 공동체 구축에 있다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서로에게 배우고,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뉴스레터 미디어들은 이 점을 제대로 간파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신생 뉴스레터 미디어들은 그들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구술형 대화 전략을 통해서 인쇄, 문자 중심성으로 잃어버렸던 저널리즘의 본질과 감각을 다시 재구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자문화와 구술문화의 적절합 혼합을 통해 대화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냈고, 이를 통해서 저널리즘의 핵심 역할인 공동체 구축에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들의 작은 시도들은 가볍게 여기지 않아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어쩌면 기성 언론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저널리즘의 본질에 다가가려고 애쓰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자신들은 인식하지 않고 있겠지만 말이죠.

참고 문헌

  • 월터 옹. (1982).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이기우 역.
  • Chung, H. (2018). The Characteristics of Emoticons as a Mobile Language: Combining Orality and Literacy.
  • Cowan, N. (2001). The magical number 4 in short-term memory: A reconsideration of mental storage capacity.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24(1), 87-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