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전직 혹은 전환을 고민하는 구독자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짧은 이해를 바탕으로 몇 가지를 설명해 드리긴 했지만 아마 정보가 많이 부족했을 겁니다.

사실 아직 국내에선 데이터 저널리스트가 넘실대는 수준까지는 아닙니다. 서서히 데이터 저널리즘 전담 부서가 만들어지고 있고 간간이 관련 채용 소식이 나오고 있는 정도죠. 유망한 직군임에는 틀림 없지만, 아직 보도국/편집국 내 인식이 이 역할의 가치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몇몇 언론사에선 의미있는 성과를 내며 데이터 저널리스트를 중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조금씩은 무르익어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수습 데이터 저널리스트 채용공고문.

지난 1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수습 데이터 저널리스트를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더군요. 국내엔 잘 안 알려져 있지만 이코노미스트의 데이터 저널리즘은 글로벌 최상급에 속한다라고 저는 생각해왔습니다. 때론 간결하게 때론 화려하게 시각화 하면서도 데이터 분석의 엄밀성과 정확성을 놓치지 않는 곳이 이코노미스트입니다. 지면에서도 이러한 결과물들은 눈길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기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고요. 이들이 운영하고 있는 Graphic detail은 데이터 시각화 등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블로그/코너 중 하나로 꼽힐 정도입니다.

이런 전통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는 수습(trainee) 데이터 저널리스트들에게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수습이라 하면 국내에선 인턴과 거의 비슷합니다. 정규직 채용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풀타임을 요구받습니다. 때문에 대학 학기에 등록하면 지원할 수 없다고 적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일종의 연수코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수습 데이터 저널리스트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게 되나

  • 온라인 Daily Chart 매주 1~3개 기사용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텍스트를 씁니다. 일종의 기자 보조역할인 셈입니다.
  • 이코노미스트의 대표적인 데이터 저널리즘 블로그인 Graphic Detail 섹션에 글을 씁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섹션이나 지면에도 글을 기고할 수 있습니다.
  • 필요할 경우엔 특정 분야 담당 기자를 위해 통계 리서치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스킬을 갖추어야 하나

  • MS 엑셀과 구글 시트를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 R 또는 Python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야 합니다.
  • 자연 및 사회과학, 데이터 과학 분야 통계적 모델링이 가능해야 합니다.
  • 지정학과 경제, 시사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 인쇄 저널리즘과 대중 독자를 위한 비학술 글쓰기가 가능해야 합니다.

급여는 얼마나 되나

수습 데이터 저널리스트가 받는 월 급여는 2167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350만원 정도입니다. 근무하는 6개월 동안 받게 되는 총액은 우리돈 2100만 원 정도 되네요.

정규직 데이터 저널리스트에게 요구되는 역량

수습과 다르게 정규직 데이터 저널리스트들에게 요구하는 역량은 한 차원 높습니다. 2020년 채용 공고를 바탕으로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일단 R 또는 Python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세트를 통계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회귀분석 기반 그리고 머신러닝 기반으로 예측 분석이 가능해야 하고요. 리서치 설계, 양적 방법론뿐 아니라 계량경제학과 정치학에 관련 기초 학술문헌에도 익숙해야 합니다.

종합하자면, 기본적인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에 통계학 방법론, 계량경제학과 정치학을 두루두루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죠. 한국으로 따지면 문이과를 넘나들며 분석 역량을 갖춰야 하고, 대규모 데이터 세트를 바탕으로 머신러닝까지 다룰 수 있어야 이코노미스트의 데이터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내 학부 졸업 수준에서는 도전하기 쉽지 않을 듯합니다. 적어도 기자 경력을 바탕으로 융복합 대학원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익히고 지정학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둬온 인재가 지원 가능한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YTN 데이터 리서처 채용 정보와 비교

YTN의 프리랜서 데이터 리서처 모집공고문. 지금은 마감이 됐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YTN은 데이터 저널리즘팀 리서처를 모집한 적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프리랜서였죠. 이코노미스트의 수습 데이터 저널리스트와 비교할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당시 채용공고에서도 데이터 리서처에게 R 또는 Python 프로그래밍 역량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시각화 경험도 필요로 했습니다. 타블로나 QGIS까지 다룰 수 있다면 우대한다고도 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와 비교하면 진입 장벽은 조금 낮은 편이었습니다. 적어도 통계적 모델링 능력까지는 조건으로 내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든 국내나 해외나 데이터 저널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겐 몇 가지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스킬이 있는 듯합니다. 이를 정리하면

  • R 또는 Python 중 하나는 익숙해야 한다
  • 데이터 시각화를 위한 최소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 통계적 모델링을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다
  • 저널리즘 전반에 대한 이해는 갖고 글쓰기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출처 : wikiwand

하나하나가 결코 준비하기 쉬운 과정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데이터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이자 직무는 앞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을 이끌고 갈 중요한 분야인 것만큼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데이터는 살아았는 출입처이자 저널리즘의 정확성을 담보해줄 기반 요소입니다. 복잡한 사안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하는 건 스토리텔링의 기본 구성요소로 자리를 잡게 될 겁니다.

기자직을 떠나더라도 이러한 역량은 다양 분야에서 활용될 겁니다. 요즘 '뜬다'고 하는 데이터 마케터든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든 요구하는 조건에선 큰 차이는 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저널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위 채용 공고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데이터 저널리스트에 대한 수요는 분명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말이죠.

참고로, 데이터 저널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아래 사이트는 꼭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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