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언론사를 만나든 새로운 프로젝트를 론칭하기 전에 사용자 리서치를 먼저 진행해 보라고 권합니다. 사용자의 고충점, 기대 및 니즈를 제대로 알아야 실패하지 않는 신규 프로젝트를 설계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입니다. 국내 언론사들은 여전히 이러한 접근법(프로덕트 사고, 디자인 사고)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곳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 중 하나는 방법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입니다. 그리고 조금더 세부적으로 들어보면 당장 리서치를 해야 하는데 설문조사 방식이나 툴을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누구에게 어떻게 배포해야 할지 다들 어려워 하더라고요. 이럴 땐 아무래도 외부 사례를 통해서 학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며칠 전 The Information(미국의 유명한 구독 전문 테크 미디어)이 새로운 주말판을 기획하기 위해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몇 가지 정보를 구독자 여러분들과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항목 내용
설문 대상 유료 구독자
설문 툴 Typeform
설문 소요 시간 7분으로 명시

질문 항목의 구성과 확인 사항들

'디 인포메이션'은 이번 사용자 리서치의 목적을 'Tech & Parenting'(기술과 자녀양육)을 주제로 한 '주말판' 이슈 개발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이 사용자 리서치를 토대로 '기술과 자녀양육'이라는 카테고리를 곧 선보이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세부 주제로는 '기술이 자녀 성장에 미치는 영향', '연령에 적합한 디바이스 추천'입니다.

짐작하시겠지만, 기술과 자녀양육은 국내에서도 '핫'한 관심 영역입니다. 아이들에게 언제 스마트폰을 허락하는 게 좋을지, 유튜브는 얼마나 보여주는 것이 좋을지 하나하나가 민감한 영역들입니다. 실제로 부모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아이들의 스마트폰 과몰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수의 논문들이 국내 학술지를 통해 소개돼 왔습니다. 국내 언론사들도 간간이 이 문제를 짚어오고 있고요.

디 인포메이션은 이를 주말판의 핵심 주제로 삼으려고 하는 듯합니다. 디 인포메이션 유료 구독자 중에 자녀를 둔 이들이 많다는 걸 추론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첫번째 질문은 '몇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가'로 시작이 됩니다. 이 주제만 잘 다뤄도 유료 이탈은 막을 수 있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질문은 크게 3가지 항목으로 구성이 됐습니다.

  • 자녀의 수, 나이 등을 포함한 자녀 인구통계적 정보 확인
  • 자녀에게 연령별로 허락하는 디바이스, 앱, 콘텐츠의 유형
  • 거주지, 기술 관련 자녀양육 소비 규모 등 부모 인구통계적 정보 확인

이 사용자 리서치가 마무리 되면, 디 인포메이션은 '부모'인 구독자들이 자녀들에게 어떤 디바이스나 앱, 콘텐츠를 몇 세에 허용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당연히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핵심 콘텐츠 주제를 설정하게 될 것이고, 다루게 될 대상들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사용자 리서치가 중요한 이유

"사용자 연구는 설계 전략에 필수적인 기초를 제공한다. 사용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과 설계 결정을 뒷받침할 데이터가 있다는 것이다."(UX Matters)

사용자 리서치는 프로덕트 설계의 '기반 데이터'입니다. 사용자의 행동에 대한 실질적 이해입니다. 따라서 사용자 리서치 없이 제품을 설계한다는 것은 '살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제품부터 팔겠다'는 발상에 다름 아닙니다. 리서치 없는 제품 설계는 결과적으로 높은 위험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죠. 사용자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는 접근법으로서 사용자 리서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마냥 리서치만 해서도 안됩니다. 리서치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도 경계할 점이라는 거죠. 프로덕트 개발 시간을 지연시키고, 팀의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적정 시점에 경쟁 우위를 확인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없어서도 안되지만, 너무 길어서도 안된다는 거죠. 사용자 고충과 니즈, 행동 습관이 확인되면 보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는 단계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용자 리서치를 프로토타입 설계의 기초로 삼는 사례도 있습니다. Axios의 최근 리서치 사례를 보겠습니다. Axios는 네비게이션 개편을 위해 사용자 리서치를 Maze라는 툴을 통해서 실시한 바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내비게이션 개편을 위해 사용자들에 특정 미션을 수행하는 경로를 찾아보도록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메뉴명이나 구성, 경로 찾기의 고충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직접적인 사용자 고충점 발견이 가능한 사용자 리서치의 유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사용자 리서치 과정이 국내 언론사에 계신 분 입장에선, 전략을 외부에 노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저어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리더십의 우려가 사용자 리서치를 꺼리게 하는 문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짐작해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잠재 사용자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성공 확률 높은 제품 설계일 겁니다. 새 프로젝트를 론칭하면서 타깃 사용자들에 대한 이해 없이 콘텐츠와 제품을 설계하는 건 과녘없이 활을 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가끔 이런 서베이가 관찰될 때마다 구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특징도 요약해서 알려드릴 것이고요. 디 인포메이션의 설문지를 문서에 복사해 미디어고토사 도서관에 넣어두었습니다. 필요하실 때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도서관] 디 인포메이션 '기술 & 자녀양육' 관련 설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