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의 디지털 구독 성공 사례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많이 있으신가요? 오늘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의 일입니다. '먼데이노트' 프레데릭 필루라는 저명한 뉴스 산업 비평가가 6월21일 한편의 글을 올립니다. “2주 안에 르몽드의 현금은 고갈될 것이다.” 르몽드의 재정난은 심각했고, 적자 규모는 감당하기 어려웠으며, 지속성이 의심받는 상황이었죠.

이 즈음 매각 논의가 시작이 됩니다. 나름 독특한 이력의 좌파 성향 사업가 컨소시엄이 르몽드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거죠. 인수 의사를 밝힌 3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Matthieu Pigasse, a banker at Lazard
  • Xavier Niel, one of France’s then-few internet industry billionaires
  • Pierre Bergé, the former partner in business and life of designer Yves Saint Laurent.

르몽드 그룹을 인수한 이들 컨소시엄은 루이스 드레퓌스를 CEO로 지명을 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혁신 작업에 돌입을 하게 되죠. 루이스 드레퓌스는 #혁신 주도 #프리미엄 콘텐츠 환경 구축 #뉴스 스토리 메이커 #새로운 프론티어 등 4가지 방향을 설정하고 개혁 작업을 추진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2013년 디지털 구독 모델이 도입이 되게 됩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르몽드의 구독 모델은 지금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구독자만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별도의 웹사이트에 게시하고 서비스를 했습니다. 과거 한국 언론사가 도입했던 유료 모델과 거의 흡사했습니다. 유료와 무료 콘텐츠 서비스를 분리하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다 다시 한번 큰 전기를 맞게 되는데요. 2018년 11월 사이트 개편 때입니다.

당시 사이트 개편의 핵심은 프리미엄 콘텐츠와 무료 콘텐츠를 하나의 함께 나열하는 것이었죠. 탭으로 분리돼 있던 방식에서 벗어나 구독자와 비구독자가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보며 구독을 유인하는 방식으로 해석해볼 수 있을 겁니다. 유료 구독자만 볼 수 있는 기사엔 노란딱지가 부착되게 됐죠.

이런 변화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이먼 구처&파트너의 그레스 하우드 디렉터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무료 콘텐츠와 유료 콘텐츠를 나란히 배치하면 심리적 효과가 발생합니다. 소비자가 가격-가치 트레이드오프에 대해 이러한 결정을 내리도록 강제함으로써 관성의 장벽을 넘어 잠재 독자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클릭 유도 문안을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언론사들은 콘텐츠 유료화를 위해 과거 르몽드처럼 유료와 무료 접근 공간을 분리하는 선택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죠. 그리고 이내 포기를 했습니다. ‘한국에선 유료화가 안돼’라고 낙담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예전에 백달이 얘기한 적도 있는데요, 이러한 유료화 형식은 전환을 어렵게 함으로써 실패로 귀결될 확률이 높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국내 언론사들은 이 너머의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지 않았죠. 어찌됐든 르몽드는 과감하게 웹사이트 개편 작업을 단행하면서 도전에 나섰던 겁니다.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습니다. 2018년 말까지 디지털 구독자 수는 20% 상승해 18만명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노란 조끼 사건 등 대형 뉴스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전환율도 크게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루 그라세(Lou Grasser)는 “우리는 독자와 구독자의 경험을 통합해서 둘 다 같은 페이지를 보게 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구독자수를 늘리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코멘트죠. 2019년 디지털 유료 구독자수는 22만명으로 전년 대비 29% 성장했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올해 또 한번의 전기를 맞게 됩니다. 디지털 구독에 대한 가격 체계를 개편한 것인데요. 넷플릭스 느낌으로 완전히 변화를 시킵니다. 예를 들면, 1인 계정, 2인 계정, 4인 계정 그리고 각 가격대마다 서로 다른 혜택(ePaper 접근 시간)을 추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할수록 함께 볼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더 많아지는 형태입니다. 이 가격 정책을 도입한 뒤로 르몽드의 디지털 유료 구독자수는 올초 대비 40%나 증가를 했습니다. 르몽드로 올해 구독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이 가격정책을 꼽을 정도입니다.

르몽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https://en.parisinfo.com/discovering-paris/walks-in-paris/at-the-heart-of-innovation-in-the-13th-arrondissement

리더십 : 절체절명의 상화에서 르몽드 기자들은 결국 지분을 넘기는데 합의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리더를 수혈받았죠. 그 뒤로 혁신의 방향은 명확하게 설정이 됐고 그 방향대로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루이스 드레퓌스는 지금도 르몽드의 사령탑 역할을 하면서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디지털과 혁신을 이해하는 리더의 존재가 왜 중요한가를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죠. 뉴욕타임스의 마크 톰슨처럼 말이죠.

반복적 실험과 도전의 중요성 : 방향이 정해졌다면, 실패는 받아들여야 할 숙명입니다.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새로운 실험에 나설 수밖에 없죠. 하지만 우린 너무 빨리 포기를 해 버립니다. 수용자 리서치를 통해 무엇부터 잘못됐는지 진단하고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끊임없이 밀고 나가야 합니다. 분명 누군가는 2019년까지 고작 22만명에 불과한 유료 독자를 두고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느냐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2013년 이래 6년만에 내놓은 성과치곤 너무 적지 않느냐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성공의 모습은 르몽드가 설정을 했을 것이고 그 모습대로 혁신과 변화를 겪으며 지금의 상태까지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정적으로 르몽드는 이제 안정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적어도 지금의 르몽드는 2010년의 르몽드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끝으로 르몽드는 2020년 1월 새 사옥으로 이주도 했습니다. 실험과 도전, 이를 위한 기술의 무장으로 이뤄낸 성과이기에 그만큼 값진 것이었다는 걸 부인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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