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츠는 한때 성공한 미디어 스타트업의 대명사였습니다. 디애틀랜틱의 자회사로 시작한 작은 비즈니스 미디어였지만, 혁신의 실험들을 주도하며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영광의 시대'를 구가하기도 했습니다. 어정쩡한 길이의 콘텐츠가 디지털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증명한 '쿼츠 커브'는 국내 뉴스 산업 종사자들에게 강인한 인식을 심어주기도 했었죠.

아틀라스라는 간편한 데이터 시각화 툴, 챗봇이 탑재된 대화형 뉴스앱 등은 쿼츠가 남긴 굴직굴직한 혁신 사례들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례들을 모으면 충분히 책 한권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국내에선 한운희-나윤희의 '디지털 뉴스 혁신'이라는 번역서를 통해 쿼츠의 다양한 혁신 사례들일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혁신과 성장의 한 복판에 있었던 인물이 케빈 덜레이니 전 쿼츠 편집장 겸 공동창업자입니다. 쿼츠 커브도 케빈의 입을 통해 알려지게 됐죠. 혁신을 위한 대부분의 발걸음들, 성장의 모멘텀들은 그가 리딩하면서 만들어낸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2019년 쿼츠가 유자베이스에 매각된 지 약 1년 만에 쿼츠를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뉴욕타임스와 디인포메이션에서 에디터로 활약을 하게 되죠.

'Charter' 홈페이지 캡처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일의 미래'라는 테마를 기반으로 새로운 미디어 'Charter'를 창업한 것입니다. 팬데믹으로 직장 안에서의 근무 유형이 격변을 겪고 있고,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환경 앞에서 그는 일의 미래를 예측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과 해결책을 내놓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전 쿼츠의 동료였던 제이 로프(Jay Lauf)가 결합했고 뉴욕타임스의 부사장이었던 에린 그라우(Erin Grau)도 합류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는 또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온전하게 자신이 소유한 스타트업을 통해 일의 미래를 재구성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 해봤습니다. 워낙 바쁜 몸인지라 길게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그의 안부와 향후 구상을 확인하는 정도의 인터뷰입니다.

무엇보다 이 인터뷰를 통해 현재 언론사를 떠나 새로운 창업을 준비하려는 전직 언론인 혹은 기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컸습니다. 아래 인터뷰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케빈 덜레이니는 쿼츠를 떠난 뒤 자신이 하고 싶은 '비즈니스'를 꾸준히 고민하고 있었고, 그것을 염두에 두며 두 언론사를 거쳤습니다. 그리고 작은 실험(MVP 수준의)을 통해서 비즈니스 가능성을 탐색했죠. 이러한 과정을 참고하시면서 읽어보신다면 어느 정도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래에 그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질문은 7월9일에 발송했고, 답변은 지난 20일에 받았습니다. 이 공간을 빌어 인터뷰에 응해준 케빈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We’re building Charter to transform every workplace
We hope to equip every employee and leader with the best practices to make high-value decisions and resist the gravitational pull of how things have always been done.

차터(Charter)의 창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차터가 앞으로 집중하게 될 ‘일의 미래’라는 주제는 전 세계 직업인들이 매우 관심을 기울이는 영역입니다. 한국에서도 이 주제는 중차대한 논쟁거리 중 하나입니다. 당신은 이 주제를 뉴스레터 서비스(reset work)에서 사업의 핵심 아이템으로 진화시킨 과정이 무척 궁금합니다. 당신은 'Reset Work'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부터 이미 Jay Lauf, Erin Grau과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나요?

"나는 많은 비즈니스 관행이 불공정하고 기후 변화가 우리를 엄습해오고 있으며 기술이 우리 업무의 본질을 변화시킨 세상에서, 우리의 직장을 개선하는 방법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또한 보다 공정하고 역동적인 팀을 이끌기 위한 여러 모범 사례(best practice)에도 관심을 지니고 있었고요.

지난해 9월 저는 이 주제와 더불어 전염병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춘 이메일 뉴스레터를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이것에 집중하지 않는 영역이고 비즈니스를 구축할 기회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죠. 관여하는 수용자를 빠르게 만들어냈던 뉴스레터의 성공과 지난 가을 보다 넓은 프로덕트 제안을 위한 프로토타입으로 확인했던 사용자 테스트의 긍정적 신호는 제게 이것을 밀어붙여도 되겠다는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또한 광고주와 파트너들이 우리 뉴스레터에 빠르게 가입을 했고, 이를 통해 이것이 효과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Jay(공동창업자인 Jay Lauf)는 지난 가을에 비즈니스 고문이 되었고, 올 봄에는 공동 창업자 겸 사장(president)으로 합류했으며, Erin은 올 겨울에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저희 독자들은 당신의 창업에 대한 열정이 무엇로부터 나오는가를 궁금해 합니다. 당신은 쿼츠 매각 이후 뉴욕타임스와 디인포메이션에서 도전적이고 훌륭한 작업을 해오고 있었잖아요. 그럼에도 당신을 다시 창업으로 이끈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한국의 다수 저널리스트들은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크거든요.

"나는 오랫동안 이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고, 말그대로 그걸 생각하면서 아침에 눈을 뜨곤 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과 올해 초, 나는 Charter의 아이디어를 밀고 나가고 싶다는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두 곳에서 일하는 친구들의 열정과 마주하면서 또 이 아이디어를 테스트하면서  New York Times와 The Information에서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죠.  결국 이건 무엇보다 하고 싶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Erin, Jay 및 다른 창업 팀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결국 제게 가능하다는 믿음을 주더군요."

비록 지난 일이긴 하지만, 쿼츠의 매각은 한국의 뉴스 종사자들에겐 충격이었습니다. 한국 뉴스 종사자들의 기억 속엔 쿼츠는 매우 혁신적인 미디어 스타트업 중 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오래 전의 일이기는 하겠지만,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배운 교훈 한 가지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쿼츠(Quartz)는 David Bradley가 소유했었어요. 그는 Laurene Powell Jobs에게 매각하기 전까지는 디애틀랜틱(The Atlantic)을 소유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은퇴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Jay와 나에게 결과적으로 Quartz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쿼츠가 디애틀랜틱과 함께하는 여러 간행물 페밀리의 하나라고 상상했던 것처럼 쿼츠를 매각한다는 전제나 개념으로 시작하지 않았지만 David가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우리는 쿼츠를 위한 좋은 새 집을 찾으러 나섰습니다.

우리가 배운 교훈의 관점에서, 우리가 훨씬 더 일찍 했으면 하는 한 가지는 이메일 뉴스레터의 성공에 실제로 투자하는 것이었습니다. 쿼츠는 2012년 이메일 뉴스레터의 부활 초기에 있었고 이후에 만들어진 많은 뉴스레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메일 뉴스레터를 성장시키고 확장하는 데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었고, 궁극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독자층에 도달한 다른 대부분의 경쟁업체보다 앞서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일주일에 2~3일 정도 사무실 출근해서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에게서 배우고, 팀원들 사이에 조직 문화와 신뢰를 구축하는 혜택을 누리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쿼츠를 떠난 이후 당신은 주로 의견 섹션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이끌어왔습니다. 뉴욕타임스의 우리가 필요한 아메리카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당신이 의견 섹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있었나요? 의견 섹션은 커뮤니티 빌딩에 관한 것이라고 언급한 적도 있었는데요. 디지털 미디어에서 왜 의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지 설명을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이러한 당신의 철학은 “Charter”에 어떻게 반영이 될 예정인가요?

"나는 The New York Times에 가서 The America We Need라는 Opinion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Opinion에 대해 구체적으로 작업할 생각은 없었지만 경제적 불평등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발전시키는 데 매우 관심이 많았고 Opinion에서 작업하면서 문제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더 큰 자유를 얻었습니다. 시리즈의 끝에서 우리는 미국이 채택해야 하는 정책의 체크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Times Opinion 섹션에는 많은 보도와 조사결과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노르웨이의 경제학 연구자와 함께 시리즈의 일환으로 썼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독창적인 연구를 수행했었는데요, 그들이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했을 때 저에게 감사를 표하더군요.

Charter와 더불어,  사람들이 자신, 팀 및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 채택해야 하는 관행의 관점으로 우리를 이끌어주는 엄격한 연구 및 보도, 그 비슷한 결과들을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먼 발치에서 문제를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양질의 정보에 굶주린 많은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일의 미래와 관련해 한국 기자들의 고민은 아래의 코멘트에 잘 집약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라면 이러한 기자들의 고민에 어떤 조언을 주고 싶으신가요?

“1년 정도 지나고 나니깐 이러한 취재 방식에 적응이 될까 걱정이에요. 이러면 안 되는데. 집에 앉아 있는 게 체화될까 봐. 아침에 출근하면 무조건 출입처의 기자실에 가서 보고하는 게 우리의 일상이었는데, 집에서 일하니 일과 생활의 구분이 모호하기도 하고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방향이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경제지 산업부, F)

"제 생각에는 일주일에 2~3일 정도 사무실 출근해서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서로에게서 배우고, 팀원들 사이에 조직 문화와 신뢰를 구축하는 혜택을 누리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머지 날짜엔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쓰기 위해 원격으로 작업할 수 있는 것이 종종 도움이 됩니다. 연구는 이것이 많은 근로자에게 이상적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