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리에서, 포털 종속성과 관련한 토론을 할 때였습니다. 많이들 탈포털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속마음을 들어보면 포털이 지금의 자리를 그대로 지켜주길 원하는 언론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포털의 수혜를 자사가 받을 수 있도록 오히려 길이 더 크게 트이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큽니다. 물론 규모에 따라 입장이 다르고 강도로 차이가 납니다. 하지막 작은 언론일수록 포털이 가져다주는 현재의 수헤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남아있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저는 늘 이렇게 강조를 해왔습니다. '포털과의 관계는 대등해야 한다. 그러려면 포털 너머를 상상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게 말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거의 불가능하게 받아들이는 언론사들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준비와 훈련을 하지 않으면 종속성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족쇄가 됩니다. 그 종속성 중에서도 저는 제1을 수익모델 종속성이라고 보는 편입니다. 포털에 핵심 수익원을 의존하게 되면, 그 너머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강조합니다. 모든 새로운 실험을 포털이라는 제약조건 안에서만 상상하고 구상하게 되죠. 결국 자립과 지속가능성의 미래를 놓치게 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지금의 여러 언론사들처럼 말이죠.

미국 비영리 언론사들의 e커머스

블록 클럽 시카고의 숍에 게시된 티셔츠들

여기 블록 클럽 시카고라는 비영리 언론사가 있습니다. 네, 시카고의 비영리 언론사입니다. 이 언론사는 지난해 5월 멸종 위기에 처한 한쌍의 물떼새와 관련한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시카고 몬트로즈 해안에 알을 낳았던 이 물떼새는 이들의 보도로 시카고 시민들의 주된 관심사로 부상했다고 합니다.  이 때 블록 클럽 시카고는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을 시작합니다. 'Chicago Is For Lovebird' 티셔츠와 인쇄물을 제작한 거죠.

그리고 그들의 숍에 등록해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약 4만3000달러의 수익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난해 커머스 수익의 절반 이상을 이 티셔츠 판매로 일으킨 겁니다. 당연히 금액은 작아 보일 겁니다. 하지만 이 언론사의 규모를 고려하면 결코 적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이 비영리 언론사는 2019년에 보도 관련 티셔츠 판매로 1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적도 있었습니다.

Cicero Independente도 지역 예술과들과 협업하며 e커머스에 나선 사례입니다. 지역 예술가들이 Cicero Independente를 위해 티셔츠 디자인과 수익금을 기부했죠. 반대로 지역 예술가들은 이 지역 신문에 노출된 일러스트를 다른 언론사들에게 판매하는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특히 젊은 아티스트들이 많았기에 그들은 이 기부 행위를 통해서 브랜딩을 강화하는 효과를 누릴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뉴햄프셔주의 작은 지역 언론사인 Keene Sentinel도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e커머스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지역 특산품과 구독을 연동시키는 실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eene Sentinel은 구독자 확장과 이탈률 감소를 위해 지역 커피 브랜드와 협업했습니다. 유료 구독을 하면 1파운드 커피 한봉을 제공하는 제안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Keene Sentinel은 Prime Roast Coffee Company의 커피를 절반 가격에 구매했습니다. 그리곤 신규 유료 구독자에게 선물로 나눠준 거죠.

미미하지만 성과는 있었습니다. 이 제안 상품을 실행하기 전 이탈률은 디지털의 경우 4.36%였는데, 그 이후 3.34%로 낮아졌습니다. 1%라는 작은 수치였지만 성과는 성과였습니다. 이게 고무된 Keene Sentinel은 올해 초부터 와인 시음 프로그램과 연동한 구독 상품을 다시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 브랜드도 살리고 구독 이탈도 낮추는 건강한 시너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저널리즘 바탕 위에서 e커머스 연결

사실 이러한 수익 실험들은 건강한 저널리즘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역 브랜드, 아티스트와의 협업은 지역 사회 안에서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쉽게 연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 관련한 보도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말하자면 지역 밀착성과 신뢰가 결합됐기에 작동할 수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공간, 자신들의 자산에서 커머스를 시도하거나 연동하는 방법을 택했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직접 숍 플랫폼을 개발할 필요도 없습니다. Shopify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면 쉽게 자사 웹사이트와 연결시킬 수도 있습니다.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자신들만의 e커머스를 시도하는 방법을 택한 거죠. 지역 커뮤니티와의 지속적인 호흡, 그안에서 시작한 확장된 상상이 이러한 실험을 가능케 했고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도 있게 된 것입니다. 종속되지 않은 사고가 중요했다는 말입니다.

e커머스는 현재 언론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내재화하는 수익모델입니다. 기존 수익모델과 연동하는 형태도 있지만, 독립적인 비즈니스로서 시도하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디에디트처럼 독자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스토어까지 확장하는 실험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들 누구도 포털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포털에 닫혀 있지도 않습니다. 자신들만의 자립적 수익 규모가 갖춰져 있기에 대등한 관계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언론사의 지속가능성을 포털에 저당잡히는 건 무척이나 위험합니다.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의존성이 과도해지면 상상력도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포털로 노출되지 않는 새로운 실험들은 회사 안에서 가볍게 취급되거나 허황되다며 무시되는 경우도 빈번해집니다. 위와 같은 사례들은 도전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참고로 이 글은 아래를 주로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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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very local merch strategy has been a win/win/win for our newsroom,” says Block Club Chicago co-founder and managing editor Stephanie Lulay.
유료 구독 도입과 성장 및 확장을 위한 전략
누구에게 도움이 될까요?유료 구독을 검토 중인 언론사 전략 담당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유료 구독을 결정한다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장기 전략을 필요로 하는지, 성과 지표 체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어떤 기반 기술이 필요한지 등 고려할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짚어야 할 점들을 하나하나 설명을 해두었습니다.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