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TV조선과 조선일보의 매출과 당기순익 추이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2020년 기준으로 조선방송(TV조선)의 매출액은 2600억원을 넘어서며 조선일보 전체 매출과 거의 근접해졌습니다. 당기순익은 이미 2021년에 조선일보를 추월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추정이긴 합니다만 TV조선이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가정하면 모회사 매출액을 2021년에는 넘겼을 겁니다. (골든크로스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올해초, 조선미디어 신년사를 분석하면서 위와 같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조선방송 즉 TV조선의 매출액이 본체인 조선일보를 넘어설 것이라는 내용이었죠. 2021년 조선일보와 조선방송의 결산이 공개되면서 그 추정은 사실인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말 그대로 골든크로스가 일어난 것입니다.

최근 4년치 신년사로 추정한 조선일보의 미래 전략
언론사에 종사하고 계시는 기자들이나 경영진을 만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디지털 전략에 대해 평가나 전망해 달라는 요청받습니다. 두 신문사가 국내 언론산업에서 지닌 위상이나 상징성 때문일 겁니다. 특히 중앙일보는 수년째 여러 조사를 통해 디지털 부문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조선일보는 디지털 전환 측면에서 다소간 뒤처진 듯한 인상을 주긴 했지만

아래 2017년 이후 두 회사의 매출 및 당기순익 그래프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조선일보가 올해 매출 하락세를 반전시키며 소소하게나마 선방을 하긴 했지만 조선방송의 매출액 증가세가 워낙 가팔라서 역전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왜 방상훈 회장이 올초 신년사에 조선방송을 지난해 대비 더 많이 언급했는지 이제 고개가 끄덕여 질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종편 중 가장 많은 매출액을 기록해왔던 JTBC에 거의 근접했다는 사실입니다. 2021년 JTBC의 매출액은 3635억3200만원입니다. 3560억원을 기록한 조선방송과 이제 100억원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2018년 1946억원까지 벌려졌던 두 종편 사업자들의 매출액 격차는 아래 선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것이죠. 채널A가 이제 2000억원대를 넘어선 것과도 비교가 될 정도입니다.

물론 JTBC는 jcontentree에 소속된 SLL중앙(구, 스튜디오룰루랄라중앙) 같은 콘텐츠 비즈니스 부분과 분리돼 있기에 성장성이 다소 낮아보이는 측면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SLL중앙만 하더라도 2021년 매출액이 4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중앙홀딩스 계열사 중 하나입니다.  

변동없는 조선일보 기자 급여 총액 vs 조선방송

성장하는 미디어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의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콘텐츠 제작에 투입되는 급여 총액일 겁니다. 성장하는 미디어 기업은 더 많은 인재를 충원하기 위해 생산에 참여하는 인원을 늘리기 마련입니다. 미디어 기업 회계상으로는 매출원가에 이들 인건비가 포함되게 되는데요. 조선일보는 2014년 이후 7년째 제조원가 내 급여가 300억원대에서 통제되고 있습니다. 반면 조선방송의 방송제작비 내 급여는 아래처럼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도 PD와 같은 제작 인력을 보충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생산 및 제작에 참여하는 기자나 PD 등의 인원수가 공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을 통해 역추산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아마 내부 직원수를 비교하면 이 또한 머지 않은 시간 안에 역전되는 흐름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나가며

'방송사일까 신문사일까' 사실 이런 질문은 별 의미가 없긴 합니다. 하나의 미디어 그룹으로 신문과 인터넷신문, 방송을 교차 혹은 통합 소유하는 흐름은 보편적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이냐 신문이냐가 핵심이 아니라 얼마나 품질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생산해 수용자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죠. 당대 수용자들이 익숙하고 필요로 하는 포맷대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변형하는 것이 미디어 기업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어찌됐든 조선일보에 'TV조선'(조선방송)은 당분간은 성장 동력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저물어가는 신문산업에 대체 수익과 성장세를 불어넣어 줌으로써, 조선미디어는 다시 성장 모멘텀을 갖게 된 것이니까요. 이를 통해 확보된 그룹사 전체 잉여 자원을 종이신문의 혁신 혹은 디지털 전환에 투여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높여갈 수 있게 된 점은 분명 경영상 가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과제는 '앞으로?'겠죠. 어떻게 TV조선을 확장의 반열에 올려놓느냐가 역으로 조선일보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일보의 매출액이 2020년 대비 작은 반등을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2019년 매출액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그나마 당기순익이 늘어난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영업수익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당기순익으로 버티는 작업은 오래 가진 못할 수 있습니다. 결국 본질 사업이 아닌 곳에서 영업 외 수익으로 벌충해야 한다는 건데, 이 또한 장기간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2021년은 조선미디어 그룹엔 여러모로 호재들이 많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조선일보엔 도전의 한해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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