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 2020년 5월 5일 오전 7시25분]

점심 시간을 활용해서 조금더 데이터를 모아봤습니다. 오늘은 조선일보의 실적을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항목별 매출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발견한 특징은 1) 신문 매출과 사업 수익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 뉴미디어 매출이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다. 연결 매출로 보면 전체 매출의 하락세가 두드러져 보이진 않을 수 있지만, 신문매출만 보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2018년 이후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서 항목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매출 총액만 공개합니다. 따라서 그 뒤의 추이를 살피는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2002년 정점 이후 추세 하락 지속

조선일보는 연결매출 기준으로 하더라도 규모는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매출의 관점에서 조선일보의 황금기는 2000~2002년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 비록 세무조사라는 고초를 겪긴 했으나 그때가 조선일보가 ‘1등 신문’으로서 최고의 황금기를 누리던 시기였던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대선을 즈음해 매출이 상승하는 흐름이 몇 차례 있었는데요. 2002년 대선은 조선일보에게 그런 호기가 중첩되는 시점이기도 했습니다.

2002년을 조금더 들여다 볼까요? 야후 코리아가 뉴스를 시작한 시점이 대략 2000년이고, 네이버도 홈페이지 우측에 ‘화제의 뉴스’를 조그맣게 제공하던 때였습니다. 뉴스 서비스의 네이버의 중심 위치로 넘어오기 전이었습니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조선일보 등을 위시한 종이신문의 유통 장악력은 압도적이었죠. 물론 여러 인터넷신문이 창간하면서 조선일보의 위상을 위협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절대 강자는 분명 종이신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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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파고를 빠르게 극복한 조선일보는 노무현 정부가 들어오면서 매출의 하락세가 뚜렷해집니다. 아마도 정부 광고 매출의 타격이 크지 않았을까 유추해봅니다. 하지만 정부 광고 매출의 하락이 조선일보의 전체 매출하락에 절대적인 요인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마이뉴스의 2008년 보도를 보면, 정부 광고를 수주한 신문사 중 조선일보는 2위를 기록했습니다. 2003~2007년 4년 간 정부광고로 조선일보가 벌어들인 금액도 200억원을 상회합니다. 비록 중앙일보보다 다소 낮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정부 광고 매출의 하락이 이러한 흐름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또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2007년 대선 이후 조선일보의 신문 매출액은 다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플랫폼으로서 신문의 위상 하락이 노무현 정부의 등장, 포털 서비스의 뉴스 유통력 강화와 함께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분석이 아닐까 합니다.

이후 조선일보는 사업 다각화로 매출 총액을 지탱하려는 노력을 경주합니다. (문화)사업 수익의 강화, 임대 수익의 강화로 빈틈을 매우기 위한 노력을 배가합니다. 문화사업 수익이 사업수익으로 계정 변경이 되면서 장부 상 큰폭의 매출 상승이 있었는데요. 아마도 여러 관련 계정을 통합하면서 이러한 매출액을 기록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이 또한 2017년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기록하게 됩니다.

2017년 이후 사업 수익이 큰폭 감소한 것은 어떤 원인으로 인한 것인지 파악할 수가 없었습니다. 신문사의 사업수익은 마라톤이나 문화/전시사업 같은 신문 외 사업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 부문이 2017년 큰 폭의 감소를 보였는데 그 뒤로를 어떤 추이인지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올해도 사업 수익은 상당 수준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감사 보고서에도 이런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02년 연 임대수익은 25억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엔 90억으로 3.6배 증가한 점입니다. 즉 신문 부문의 매출 하락을 보충하는 일종의 최소 안전망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출판이나 인쇄 매출의 하락 정도를 감안하면 임대수익만으로는 힘에 부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리고 2018년부터는 세부 매출 계정항목을 더 이상 공개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매출액 관점에서 봤을 때 조선일보의 추세 하락은 현재로선 되돌리기 쉽지 않은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신문 매출의 추세적 하락을 보완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 노력이 연결 매출로 구체화하는데요. 이 연결 매출 또한 하락세에서 반등 기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속회사들의 실적이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기미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마도 매출 성장의 잠재력이 높은 디지털 기술 분야의 대규모의 인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존 사업 부문의 보완이나 자체 개발만으로 이 흐름을 반등시키기는 당분간은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2002년 최고점을 찍고, 2016년 300억대를 기록한 뒤로 250억 내외에서 안정적으로 유지가 되고 있었습니다. 300억대 당기순익이 250억대로 떨어진 것은 2017년 기점입니다. 매출과 달리 진동의 큰 편이었습니다. 그나마 2019년 추세 하락에 제동이 걸린 점은 조선일보 입장에선 위안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어찌됐든 18년 전인 2002년과 비교했을 때 2019년 당기순익이 절반 수준에 머무른다는 사실은 신문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의 실적은 국내 신문산업에서 상징적입니다. 몇 십년 간 1등의 지위를 유지해왔고, 여러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진행한 사례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 신문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상징 지표인 셈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볼 수 있지만, 세부적인 요인을 찾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종합지의 황금기는 대략 2000년대 초반이었고, 그 영화를 조선일보가 누렸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겁니다.

참고문헌

  • 박소라. (1999). 매출 31%감소, 부채비율평균 930%. 신문과방송 99년6월호. p.49-53
  • 박소라, 오수정, & 장윤희. (2017). 미디어 기업의 사업다각화 성과와 전략. 한국언론진흥재단.
  • 송해엽, & 양재훈. (2017). 포털 뉴스 서비스와 뉴스 유통 변화: 2000-2017 네이버 뉴스 빅데이터 분석. 한국언론학보, 61(4), 74-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