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미디어 스타트업은 어떤 모습일까요?

IPO에 성공했지만 추락 중인 버즈피드?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며 성장하는 Axios? 뉴스레터 미디어 하면 떠오르는 '뉴닉'과 '어피티'? 저마다 상상하는 꼴이 모두 다를 겁니다.

내적으로는 해당 창업가의 비전과 현재 미디어 스타트업 간의 거리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해당 미디어 스타트업 창업자가 설정했던 비전에 현재의 모습이 가까워 질수록 내적 성공은 완성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외적으로는 평판과 영향력 그리고 재무적 성과일 것입니다. 연매출과 영업수익, 당기순익으로 정량화 될 것입니다. 누군가는 외부 투자자로부터 받은 누적 투자금액의 크기와 현재의 밸류에이션일 것입니다.

이렇듯 성공은 그것을 정의하는 이해집단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즉 '해석의 커뮤니티'에 따라 성공의 기준은 다르고, 저마다의 판단 근거에 따라 성공을 평가하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모든 이해집단을 완전하게 충족시키는 성공은 정말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G/O 미디어에 매각된 쿼츠의 변화들

지난 4월 14일, 쿼츠는 그동안 유지해왔던 페이월을 내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쿼츠 공동 창업자이면서 여전히 쿼츠를 지키고 있는 자흐 시워드 대표는 "페이월은 양날의 검"이라는 말로 페이월 포기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약 2주 뒤 G/O 미디어에 매각한다는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광고 기반 미디어 네트워크이자 그룹인 G/O미디어는 쿼츠에게 페이월은 내리고 광고 네트워트게 합류해 줄 것을 요청했을 겁니다. 그것이 인수 조건이라고 설명했을 겁니다.

G/O 미디어는 과거 Gawker 미디어를 승계한 브랜드입니다. 기즈모도, 제제벨 등 이름값 높은 미디어 그룹을 유니비전이 인수했고, Gizmodo Media Group으로 이름을 변경합니다. 다시 Great Hill Partners라는 사모펀드가 Gizmodo Media Group 넘겨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G/O 미디어로 변경했죠. 한때 유니비전의 미디어 브랜드였던 The Onion도 이때 같이 G/O미디어에 결합하게 됩니다. G/O 미디어는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미디어 그룹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G/O 미디어는 편집권 간섭과 해고 등을 악명 높은 미디어 그룹입니다. 워낙 많은 분란들이 발생해서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오랜 기간 산하 미디어 브랜드를 지켜왔던 우수한 인재들이 신규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이런 미디어 그룹이 자흐 시워드는 쿼츠를 매각한 것입니다. 정확한 금액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쿼츠의 매출액은 그리 작지 않았습니다. 페이월을 통해 모든 유료구독자만 2만5000명에 달합니다. 월 구독료가 14.99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월 4.5억원 내외의 구독 수익이 꼬박꼬박 통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연 구독 매출만 대략 50억원을 기록한 셈입니다.

여기에 추가 비즈니스가 작동을 했습니다. 2020년 연 매출 1230만 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11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다소 매출액이 줄어들긴 했지만 건강한 사업이 유지될 만한 규모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부 직원이 50명인 점을 감안하면 약 20만 달러의 연봉을 가져갈 수 있는 여건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악명 높은 미디어 그룹에 매각하는 선택을 내렸습니다.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흐 시워드는 최소 몇 년 근무 조건으로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브로드캐스팅에 매각된 아웃스탠딩의 변화들

아웃스탠딩과 사정은 쿼츠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선 아웃스탠딩의 구 모회사인 리디를 통해서 아웃스탠딩을 실적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그렇게 흡족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구독을 포함하는 매출액 1년 사이에 41%나 성장하면서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됩니다. 당기순손실이 커진 것이 아쉽다면 아쉬운 대목일 겁니다.

일단 100% 지분을 보유한 모회사인 리디 입장에서는 아웃스탠딩과의 번들링 상품 성과가 썩 만족스럽지 않았던 듯합니다. 2021년 9월6일 아웃스탠딩의 콘텐츠는 리디 실렉트에서 빠지게 된 것도 이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가격 정책이 다시 바뀌게 됩니다. 책과 아티클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상품 출시가 그들의 기획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지지 않은 탓이겠죠. 아마 이 때부터 아웃스탠딩은 매각 또는 독립을 모색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누적된 부채와 실적입니다. 이 상태로는 독립은 위험한 결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량 증대를 위해 충원한 기자와 직원들을 내보내지 않는 이상, 독립은 해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때마침 아웃스탠딩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 곳이 삼프로TV로 잘 알려진 이브로드캐스팅이었습니다.

현재 이브로드캐스팅은 상장을 준비 중입니다. 이미 알려졌듯, IPO를 위해선 사업의 다각화와 다각화한 사업의 성장률 검증이 불가피합니다. 이를 입증해야 하는 이브로드캐스팅 입장에선 '어떤 분야로의 사업 확장이 실제 성장세에 도움이 될까'를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웃스탠딩은 이러한 사업 확장 전략의 하나로 검토됐을 겁니다. 특히 IT 분야에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 데이터 관리를 하고 있는 아웃스탠딩의 여러 자산은 '경제 교양, 기업 분석'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이브로드캐스팅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부 경영진은 판단했을 겁니다. 콘텐츠 구독 모델의 성장성에도 주목을 했을 것이고요.

다만 현재 누적된 부채 등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을 것입니다. 리디와 협상하면서 부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을 것이고요. 따라서 이브로드캐스팅의 인수가는 그리 높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인터뷰] ‘디지털 구독 5년’ 아웃스탠딩, 꾸준한 성장의 요인은 무엇일까
디지털 구독을 핵심 수익모델로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국내 언론사하면 어디부터 떠올리시나요? 이러한 질문을 던졌을 때 다수는 “국내에? 그런 곳이 있어?”라고 답변을 합니다. 하지만 적잖은 수의 언론 산업 종사자, 특히 IT 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부는 ‘아웃스탠딩’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하드페이월 형태로 디지털 구독을 도입한 지 적잖은 시간이 흐른데다,

쿼츠와 아웃스탠딩 매각이 미디어 스타트업 신에 주는 함의들

미디어 스타트업 시장은 냉정하게 말하면 척박합니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위험들을 떠안으면서 도전적인 모험에 나설 수밖에 없는 운명이죠. 이 과정에서 어떤 스타트업은 사라지기도 하고 어떤 스타트업은 더 큰 성장을 이뤄내기도 합니다. 사업모델의 안정성 확보는 그래서 미디어 스타트업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되는 것이죠. 그럼에도 잊지 않아야 할 지점들이 있습니다. 아래 2가지를 저는 들고 싶습니다.

미디어 거래 시장의 확대 신호 :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디어 스타트업이 매각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인수해 줄 만한 주체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디어 기업의 거래가 무척 활발해졌죠. 특히 국내에서 말이죠. 아웃스탠딩의 위 실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듯, 그것의 가치만으로도 거래될 수 있는 시장이 국내에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험을 품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미디어 스타트업의 입장에선 이렇게 받아줄 수 있는 시장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생존을 통한 실험의 지속 가능성 :  아웃스탠딩의 매각은 또 한가지의 가치를 지닙니다. 도전의 지속입니다. 물론 인수한 쪽의 비즈니스 기회 확장을 위해 핵심 리소스를 집중해야 하겠지만, 'IT 뉴스를 쉽게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고유의 실험은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얻어냈습니다. 실적 악화로 청산을 선택하여 실험을 종료하는 것보다는 달라진 거버넌스 구조 안에서 레거시 미디어들이 수행하지 못하는 실험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쿼츠나 아웃스탠딩이나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확장하려 했지만 실속을 챙기지는 못했습니다. 문을 닫는 선택지도 존재했겠지만, 그리 하진 않았죠. 바꿔야 할 관행, 변화시켜야 할 관습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기에 주도권을 내주면서까지 '지속적 실험'이라는 방향을 택한 것입니다.  

미디어 스타트업을 주제로 여러 차례 논문을 써낸 바 있는 니키 어셔(Usher, 2017, p.13-14) 일리노이 어버나 샴페인대 교수는 뉴스 스타트업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렇게 쓴 적이 있습니다.

저널리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들의 시도가 기존 언론이 제공하는 어떤 것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면서 현장 내의 위계와 저널리스트들의 습관, 특히 현장에서 극도로 높은 자율성을 갖고 있는 레거시 언론인의 관습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유사하게, 그들은 뉴스를 선택하는 방법, 뉴스를 선택해야 하는 사람, 뉴스 조직에 필요한 기술과 조직 문화, 그리고 해당 분야에서 뉴스 조직의 위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의 종류에 대한 다른 기본 가정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기존 저널리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고, 관행과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행위자들. 그것이 뉴스 스타트업이고, 그들의 존재 가치이자 의미인 것입니다.

뉴스 미디어의 역사가 증명해왔듯, 탄생과 소멸, 그 사이의 도전 등이 역사적으로 켜켜이 쌓이고 쌓여서 저널리즘 산업을 변화시키고 관행을 바꾸게 됩니다. 이번 두 언론사의 매각도 거시적인 산업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합니다. 지금의 결과를 바탕으로 성공, 실패 운운한다는 자체가 성급하다는 것이죠.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성공한 미디어 스타트업의 모습은 어떤 꼴일까요? 아웃스탠딩이나 쿼츠를 우리는 실패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들의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새로운 지배구조 안에서 지속할 수 있기에 저는 감히 실패라고 평가해선 안된다고 봅니다. 여전히 그들은 그들의 비전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그 시간을 다시 가지게 됐으니까요.

당연히 성공에 대한 평가 시점도 더 미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문헌

  • Carlson, M., & Usher, N. (2016). News startups as agents of innovation: For-profit digital news startup manifestos as metajournalistic discourse. Digital journalism, 4(5), 563-581.
  • Usher, N. (2017). Venture-backed news startups and the field of journalism: Challenges, changes, and consistencies. Digital journalism, 5(9), 1116-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