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https://public.tableau.com/app/profile/unccislm1164/viz/NewspapersByCountyUnitedStates/DesertandOne

지역 언론의 '사막화'가 거론된 지 벌써 수년이 지났습니다. 미국은 해마다 지역 언론 수 곳이 문을 닫고 있습니다. 해고 소식은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많은 펀드들이 지역 언론을 구제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지역 언론은 민주주의의 뿌리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지역 언론 붕괴의 원인은 광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지역 언론사들은 지역 분류광고(Classified)와 지면 광고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수익 기반에 균열이 발생한 것은 2000대 초반의 일입니다. '분류광고 미디어'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가 1995년 설립된 뒤 2000년부터 확장하면서 본격적으로 광고 경쟁이 불붙게 됩니다.

간략 개괄 : 미국 지역 언론은 왜 위기에 처하게 됐나

한 논문(Seamans, R., & Zhu, F. 2014)을 보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크레이그리스트로 인해 분류광고주들이 절약한 광고 비용이 무려 50억 달러(우리돈 약 6조 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분류광고 시장이 효율화했다는 증거이지만 지역 언론사들의 광고 단가가 낮아짐으로써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분류광고 단가의 하락은 그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이 시기는 디지털 전환과 맞물립니다. 분류광고 단가의 하락과 함께 신문 구독료는 점점 상승하게 됩니다. 물론 광고단가 하락만이 유일한 원인은 아닐 것입니다. 디지털 뉴스라는 대체품이 있는 상태에서 지역 신문 구독자들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되죠.

여기에 더해 지역 언론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지도 않았습니다. 그 사이 디지털 광고 시장은 거대 플랫폼들이 장악해 갔죠.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전국지 규모로 커진 대형 언론사들이 디지털 도달범위를 확대하면서 지역 언론의 영향력도 줄어들게 됩니다.

정리하면, 미국 지역 언론은 분류광고는 크레이그리스트에게, 디지털 광고는 대형 플랫폼들에게 빼앗겼고, 디지털 전환 속도마저 뒤쳐지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얻는 데 실패하고 맙니다. 따라서 지금의 미국 지역 언론의 위기는 2000년대 초 디지털 도입 때부터 누적돼 온 구조적 위기의 성격이 큽니다. 그리고 이러한 여건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지역 언론의 사막화를 불러오게 된 것입니다.

서브스택의 100만 달러 지역뉴스 이니셔티브

현재 생존을 위해 분투 중인 미국 지역 언론은 여러 비영리재단의 지원 등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연방 정부의 도움을 절실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지역신문발전기금이라는 공적 재원이 조성돼 있지 않다 보니 민간 재단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지역 언론사의 붕괴를 막을 수는 없죠. 그래서 구조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독자 수익 모델을 검토하게 된 것입니다.

지역 미디어 협회(LMA), 렌페스트 등이 지역 언론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수익 프로그램을 내외부의 재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독자 수익 모델, 즉 디지털 구독 모델을 적용하는 데 있습니다. 더이상 광고에 의존하는 모델로는 지역 언론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데 공감을 한 것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리소스의 부재는 좀체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더 많은 유료 구독자를 모으려면 더 좋은 인재들이 필요하고 그만큼의 채용도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해고하기도 급급한 상태에서 신규 채용은 언감생심일 수 밖에 없죠.

이 시점에, 2021년 4월 서브스택은 100만 달러 규모의 지역뉴스 이니셔티브를 발족합니다. 총 30개 지역 언론사 또는 작가에게 최대 10만 달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죠. 대신 지원금을 받는 첫 해에는 구독 수익의 15%만 지역 언론사 쪽이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해부터는 정상화해서 90%를 받게 되죠.

작가는 최대 100,000달러의 선급금을 받게 된다. 이는 1년에 걸쳐 지급되며 독자 구독 수익의 15%를 추가로 지급한다. 해당 연도가 끝난 후 언론사는 독자 구독, 메일링 리스트를 설정하고 장기 발행 전략을 마련하면 언론사는 구독 수익의 90%를 받는 것으로 전환된다. 자금 조달 외에도 Substack은 아래의 발간물을 시작하기 위한 서비스 및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 헬스케어 제공자와 연결(미국 거주 작가 한정)
* 작가를 위해 일할 독립 디자이너
* 작가를 위해 일할 독립 편집자
* 게티 이미지에 대한 액세스
* Substack Defender 프로그램 등록 (미국 거주 작가 한정) 

이 프로그램이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요. 이제 본격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뉴욕 로어 허드슨 밸리의 이그재미너 미디어(Examiner Media)가 이 프로그램에 올라탔습니다. 이그재미너 미디어는 이그재미너+를 서브스택에 개설하고 유료 구독 모델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샤로테 옵저서(Charlotte Observer)의 Tony Mecia 기자도 합류했죠. 현재 1만 명의 무료 구독자,  2200명 정도의 유료 구독자를 모았다고 합니다.

출처 : https://www.examiner-plus.com/

사실, 수익 모델의 핵심을 전환하는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핵심 가치의 우선 순위가 바뀔 수 있기에 리더 입장에서도 위험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서브스택의 지역 뉴스 이니셔티브는 그 리스크를 일정 수준 덜어줍니다. 최대 10만 달러 지원금은 1~2명의 풀타임 기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죠. 유료 구독을 위해 온전히 일할 수 있는 작가의 채용을 가능케 합니다. 물론 85%의 유료 구독수익을 서브스택에 내줘야 하긴 하지만, 선입금이 되기에 채용을 진행하는데 무리는 없습니다. 지역 언론사 입장에선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독자 수익 모델을 실험해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국내 지역 언론사와 네이버 특별심사

강주현, & 최창식. (2021) 지역 언론의 구조적 악순환과 전략적 대안.

미국 지역 언론과 한국 지역 언론은 위기의 빠져드는 과정은 비슷하지만 이해관계자는 다릅니다. 신문 구독자가 이탈한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더 심각한 비즈니스 위기로 빠져들게 된 건 지역 경제의 침체로 인한 광고 시장의 붕괴 때문입니다. 특히 지역 산업이 위축되면서 광고 수익이 반전될 계기를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자체가 핵심 광고주로 자리를 잡아왔죠.

하지만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의 협찬금마저 코로나19로 감소하면서 중첩적인 위기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겁니다. 디지털 광고는 네이버에 입점하지 못하는 이상 대단한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지역 언론사들이 '네이버 네이버'를 외친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재 제휴평가위를 통해 1도 1사 입점 체제가 가시화하고 있습니다만, 그 혜택은 일부에 그칠 겁니다. 나머지 지역 언론사들은 어떻게든 자체적인 수익으로 버텨내거나 살아남아야 합니다. 잠시 관련 주제를 다룬 기자협회보의 기사 일부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관건은 다음 달 심사 결과 발표 후의 여파다. 입점 여부를 떠나 지금 만든 변화의 동력을 오래 이어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B 지역언론사 디지털부서장은 “그동안 제평위가 욕을 많이 먹었고 이번 특별 심사에도 우려가 컸지만 지역언론사들이 미래를 고민하고 변화할 동력을 만들어준 것은 분명하다”며 “어쩔 수 없이 심사대에 오른 상황이지만, 그 효과가 앞으로도 발전적인 방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튼 원치 않든 국내 지역언론사들은 네이버 특별입점 심사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디지털에 대한 인식의 저변도 넓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후 심사 탈락의 여파는 만만치 않을 겁니다. 결국 어느 정도 탄탄한 저널리즘으로 무장한 곳이라면 독자 수익 모델로의 전환을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서브스택처럼 비교적 안전하게 전환을 모색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지원금이 많지는 않습니다. 저의 이해관계가 걸려있긴 하지만 미디어스피어의 블루닷,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스티비 정도가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유력한 플랫폼 모델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100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의 지역 언론 지원금을 운영할 수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자력으로 실험하고 확장해야 하는 한계를 당면해 있는 상황이죠.

네이버 입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광고 수익 기반을 마련하게 될 신규 9곳 지역언론사는 그 정책대로 이어가면 될 겁니다. 하지만 여러 노력 끝에 탈락한 지역 언론사는 곧장 독자 수익 모델 중심으로의 과감한 전환을 모색하는 것이 지역 저널리즘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 아닐까 합니다. 서브스택 같은 지역 뉴스 이니셔티브를 국내에선 당분간 만날 수 없겠지만, 이와 다른 방향으로의 모색은 충분히 가능하고, 또 일어날 것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최근 언론진흥재단이 지역 언론사 대상으로 공익광고 명목으로 50억원을 지원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신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1500곳 지역 언론을 대상으로 하기에 개별 사당 돌아가는 광고비는 크지 않겠지만, 지역 언론을 되살리기 위한 공공적 노력들이 이어질 가능성과 의지는 확인됐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아쉬운 건 지역 언론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비즈니스 트렌스포메이션'과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결론적으로 네이버 특별심사 탈락으로 상실감에 젖어있을 만한 여유가 그리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참고 문헌

  • 강주현, & 최창식. (2021). 지역 언론의 구조적 악순환과 전략적 대안. Korean Journal of Journalism & Communication Studies-Vol, 65(1), 104-147.
  • Seamans, R., & Zhu, F. (2014). Responses to entry in multi-sided markets: The impact of Craigslist on local newspapers. Management Science, 60(2), 476-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