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4일(현지 일시), 어김없이 뉴욕타임스의 실적이 발표가 됐습니다. '넘사벽' 뉴욕타임스이기에 한구 언론사들은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순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우린 배울 만한 포인트를 늘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리를 했습니다.

비전과 목표, 전략의 반복적인 강조

뉴욕타임스의 CEO 메러디스 코핏 레비언은 올해 초 2021년 실적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새로운 전략적 비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일단 먼저 확인부터 해 보시죠.

전략 목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모든 영어권 사용자들에게 필수적인 구독이 되는 것
1. 뉴스 분야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뉴스 목적지로 성장하는 것(뉴스 분야)
2.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과 열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가치 있도록 자리매김하는 것(비뉴스 분야)
3.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것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광범위하게 연결된 제품 경험을 그들에게 제공하여 타임스를 일상 생활에 필수불가겷게 만드는 것(상품 전략, 번들링)

이를 바탕으로 2027년까지 구독자수(구독수가 아닌) 1500만 만명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매우 야심차고 도전적인 목표치였죠. 실제 2021년 연말 기준으로 구독수가 아닌 구독자수는 760만 명이었습니다. 그 두 배를 5년 안에 이뤄내겠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뉴욕타임스가 조사한 TAM 규모 즉, 타깃 전체 시장 규모가  1억3500만 명임을 감안할 때 해당 시장의 11% 이상을 구독자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수치가 얼마나 도전적이냐면, 뉴욕타임스는 2021년 기준으로 연 100만 명 구독자를 추가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2021년 1분기말 유료 구독자수가 690만명이었으니, 남은 6년 동안 100만 명씩 꾸준히 추가해도 1500만 명에 미치지 못합니다.(1290만 명) 그럼에도 레비언은 달성 가능성을 장담하고 있습니다.

일단 2022년 1분기 말, 910만 명에 도달했습니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220만 명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1년에 220만 명이 추가되는 흐름이라면 1500만 명 순구독자수는 충분히 달성가능한 목표일 겁니다. 다만 이번 1분기는 디애슬래틱이 포함되면서 늘어난 수치라는 특별한 시기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레비언은 비전과 목표, 세부 전략을 계속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경영의 일관성을 대내외에 공표하고, 모든 직원들을 이 목표에 맞게 정렬시키기 위한 노력일 겁니다. 그것이 리더로서 갖추야할 태도이고 조건이죠.

뉴욕타임스의 ‘워들’ 인수와 2022년 구독 전략의 큰 전환
제가 공유한 메러디스 코빗 레베엔 뉴욕타임스 CEO의 2021년 4분기 콘퍼런스콜 발표문 전문은 읽어 보셨을까요? 아마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꼼꼼하게 읽은 분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벌써 3-4번은 읽어 내려간 듯합니다. 몇 가지 주목할 메시지들이 보여서입니다. CEO의 투자자 대상 발표문은 여러 측면에서 상징적 의미를 가집니다. 특히나 한해를 마감하는 자료에는 다음해 비즈니스

머신러닝의 전환율 개선 효과

3분기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 문장이 있습니다. "지불을 요청할 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기계학습의 활용..."입니다. 아시다시피 그는 머신러닝 개발자 출신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자주 이 부분을 강조합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전환율의 개선' 효과 때문입니다.

현재 뉴욕타임스에서 머신러닝의 가장 중요한 쓸모 중 하나는 전환율 개선입니다.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용자에게 언제 '유료로 구독하세요'라는 제안창을 보여줄 것이냐를 결정하는데 머신러닝이 사용되기 때문이니다. 물론 이외에도 머신러닝이 적용된 범위는 훨씬 넓겠지만, 레비언 대표는 늘 이 부분을 강조합니다.

이번에는 그는 "전환율은 2021년 1분기에 비해 2배 증가했으며 작년 하반기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쿠킹을 시작으로 뉴스 이외의 제품에 이러한 기능(머신러닝)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전환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뉴욕타임스 Clay Fisher 부사장의 코멘트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참여도가 높다고 해서 구독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안에 있는 무료 요소들, 무료 모델의 관대함, 무료 콘텐츠의 풍부함 때문에 사람들이 매일 New York Times를 읽는 습관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구독하게 되는 것은 또 아닙니다.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뉴욕타임스는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정교하게 가다듬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데이터 과학의 진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 개선된 머신러닝 모델을 다른 제품에도 적용할 정도로 완숙도도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유료 구독을 핵심 수익모델로 품는 순간 '머신러닝'은 늘 함께 해야할 기술적 존재입니다. 당장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유료 구독을 준비 중인 국내 언론사라면 결국 머신러닝 개발 인력을 충분히 영입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뉴욕타임스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마주하게 될 전환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말이죠.

디지털 제품 확장의 중요성

뉴욕타임스 워들 게임 하단에 추천된 스펠링비 게임. 

뉴욕타임스가 새롭게 정의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전략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삶과 열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가치를 더한다'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가 뉴스가 아닌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콘텐츠 개발에 투자하는 이유입니다. 쿠킹, 와이어커터, 게임 등이 이를 반영한 핵심 제품이라는 점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지난해 낱말 퍼즐 게임인 워들을 인수했죠. 디애슬래틱도 인수했습니다. 이걸 하나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과 열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서 뉴욕타임스가 일상 생활에서 필수구독재가 되도록 하는 것, 바로 그것이 뉴욕타임스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실행해야 할 전략입니다.

뉴스만으로는 안됩니다. 뉴스는 많은 사람들을 모아오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그 자체만으로도 구독을 유발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뉴스만 소비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과 열정을 드러내는데 뉴스만의 도움으로는 안됩니다. 다양한 비뉴스 분야 제품 개발이 중요한 배경입니다. 레비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뉴스 보도가 수용자를 늘리고 구독자수를 증대시키는데 기여한 반면, 워들은 전례 없을 정도로 수천 만 명의 새로운 사용자를 타임스에 데려왔습니다. 이처럼 증가한 사용자들의 대부분은 워들에서만 플레이했지만, 비워들 게임의 주간 평균 사용자는 분기 중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이는 게임에 대한 순 가입자 추가를 위한 최고의 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렇습니다. 비뉴스 분야 디지털 제품은 새로운 사용자를 데려오고 유료 구독이 가능한 제품으로의 전환을 이끌어냅니다. 뉴스가 데려올 수 없는 새로운 사용자를 유입시킵니다. 뉴스 시장이 지난 규모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1500만 명 유료구독자수는 뉴스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다소 비용이 들고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비뉴스 부문을 인수하고 매입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번들링 전략과 ARPU의 개선

이번 1분기 실적에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요소 하나를 꼽는다면 ARPU(Average Revenue Per User)입니다. 인당 평균수익입니다. ARPU는 개별 사용자 한 명이 지출하는 돈입니다. 이번 분기부터 뉴욕타임스가 공개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4분기 9.55달러였던 ARPU는 올해 1분기 9.04달러로 내려앉았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산식을 알리진 않은 것 같은데요.

레비언은 ARPU를 높이는 방안은 번들링임을 확신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래 발언을 들어보시죠.

"우리는 계속해서 단독으로 제품을 판매할 것이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상호연결된 제품의 번들을 통해 1억3500만 명이라는 우리의 TAM에 더 잘 침투하고 더 많은 양과 더 높은 ARPU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ARPU는 구독자수 증가만큼이나 중요한 지표입니다. 구독자수는 늘지만 인당 지불비용이 낮으면 수익이 개선되지 않죠. 할인 프로모션이 과도하면 이 또한 실적 개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적정한 선에서 프로모션이 활용돼야 하고, 추후에 정상가로 전환도 시켜야 합니다.

레비언은 뉴스 유료 구독에 그칠 수 있는 사용자를 번들링을 통해 더 비싼 상품에 가입히도록 유도함으로써 ARPU를 높이겠다는 의도입니다. 올해 초부터 번들링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것의 효과는 어쩌면 하반기에나 드러나지 않을까 합니다.

어찌됐든 번들링이 ARPU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건 분명해 보이고요. 복수 상품 가입자도 지난 분기 대비 21만 명이 늘어났습니다. 레비언의 구상대로 지속될지 지켜봐야 하지만, 번들 상품의 가치와 위력은 국내 언론사들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겁니다. 그것이 전환에 미치는 가능성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고요.

마무리하며

어떠셨나요? 사실 배운다고 곧 국내 현장에서 곧장 실행할 수 있는 건 아닐 겁니다. 그저 실적만 보고 지나치다 보면 이런 세세한 전략들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는데요. 실행하진 못하더라도 꼭 염두에 뒀으면 하는 바람으로 정리를 해 본 것입니다.

유료 구독 증가는 단 하나의 노력과 요인만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술 요인, 마케팅 요인, 저널리즘 요인, 비뉴스 상품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되면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수많은 요인들도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료 구독을 둘러싼 환경이 이전보다 훨씬 나았졌다고 하더라도 만만한 건 없습니다.

'넘사벽'이라며 뉴욕타임스 실적 수치에만 집중하지 마시고, 무엇을 배우고 배울 수 있는가에 조금더 초점을 맞추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이 글을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