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포털 내 지위 강등이 어제(11월12일) 공식 확정됐습니다. 모두가 '설마'했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국가기간통신사이자 한때 포털 안에서도 막강한 점유율을 자랑했던 연합뉴스가 콘텐츠 제휴사라는 지위를 잃어버리게 되면서 1년 안에 포털의 뉴스 섹션에서 보기는 힘들어질 전망입니다. 네이버 등의 속보창에서도 연합뉴스를 더이상 만나기 어려워질 것이고요. 다만, 양 포털의 검색을 통해서는 연합뉴스 기사를 확인할 수 있기에 수용자들의 도달 범위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모든 지위의 변화는 11월18일부터 시작됩니다.

연합뉴스와 포털, 공존의 역사

2000년 5월20일 네이버 첫화면

타격의 규모를 논하기 전에 먼저 역사를 잠시 살펴봤으면 합니다.  연합뉴스가 포털에 뉴스를 공급한 것은 2000년 5월의 일입니다(송해엽 2017).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 기점이기도 하죠. 사실상 네이버 뉴스 서비스와 연합뉴스는 역사를 같이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려 21년의 세월을 함께 보냈으니까요.

2006년 뉴시스가 포털에 입점하기 전까지 포털에서 제공하는 통신사 뉴스는 연합뉴스가 유일했습니다. 사실상 포털 뉴스의 속보를 연합뉴스가 전담하다시피 했죠. 이러한 위상이 이후로도 쭉 지속되면서 포털 뉴스에 노출되는 정보의 20% 이상을 연합뉴스가 도맡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포털과 연합뉴스는 공존과 공생의 역사을 함께 써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네이버와 연합뉴스의 관계는 특별합니다. 네이버를 1위 포털의 반열에 올라놓았던 최휘영 대표는 연합뉴스와 YTN 기자 출신입니다. 최휘영 전 대표가 YTN에 근무할 당시 YTN은 연합뉴스의 자회사이기도 했습니다.(1997년까지) 네이버와 연합뉴스의 관계는 다른 포털보다 더 각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계에 균열이 발생했고 11월12일 한시적 결별이 불가피한 상황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연합뉴스가 포털에서 받는 금액과 재정적 타격

연합뉴스가 포털로부터 배분받는 금액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미디어스 보도를 보면 2017년 기준 77억원을 양대 포털로부터 받아온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3년 동안 이 금액에 변동은 없을리 없습니다. 미디어오늘은 100억원 내외라고 추정을 했습니다. 제가 두루두루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추정해 볼 때 연간 약 100억원으로 봐도 큰 무리를 없을 듯합니다.

11월18일부터 지위강등이 본격 개시된다면, 실제 올해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듯합니다. 핵심은 2022년이죠. 쉬운 이해를 위해 100억원이 2022년 연합뉴스 매출액에서 사라진다는 걸 전제로 그 타격 정도를 가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연합뉴스의 당기순이익과 100억원 : 2022년 적자 돌아설까

연합뉴스의 2020년 당기순이익은 비연결 재무제표 기준 91억원입니다. 70억원대 안팎을 유지하다 2020년에 가장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추이는 아래 그래프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2년 양대 포털로부터 받는 배분액 100억원이 삭제되면 연합뉴스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체 수익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말이죠. 당기순익이 91억원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연합뉴스는 최근 10년 내에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2022년은 연합뉴스에 초유의 한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2012년 100억대 당기순익을 기록한 이후 2020년까지 한번도 당기순익 1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2021년은 오랜만에 100억원 대를 넘어서는 경험을 할 것으로 예상이 됐는데요. 포털 내 지위강등으로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겁니다.

참고로 연합뉴스의 포털 지위 강등은 연합뉴스TV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적으로 연합뉴스 회계 기준으로 타격의 정도를 살피는 것이 적절할 듯합니다.

[📉데이터] 국내 신문사별 매출/순익 추이
2020년 결산 자료를 모두 반영했습니다. 모두 8개의 신문/통신사 매출을 개별/연결재무제표 구분해서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2) 연합뉴스 지원부서 급여 96억원과 포털 배분액 100억원

연합뉴스 지원부서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 총액은 2020년 기준으로 96억4000만 원(판매관리비 상 급여항목)입니다. 물론 여기엔 복리후생비(약 25.8억원) 등을 제외한 것입니다. 일종의 기본급으로 지급되는 금액의 총액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포털로부터 받는 배분 금액 100억원은 연합뉴스가 지원부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급여 총액을 충당하고도 남습니다. 지원사업 관련 부서에서 벌인 기사형 광고로 인해 연합뉴스는 1년치 지원부서 직원 급여를 전체를 날려버린 셈이 됐습니다.

참고로 연합뉴스 기자들의 급여는 매출원가로 잡힙니다. 판관비의 급여 항목에 포함되지 않죠. 매출원가에 잡힌 기자 급여액은 2020년 기준 700억원 규모입니다. 포털 배분 금액은 한해 기자들 인건비의 1/7 규모가 사라지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입니다.

(3) 연합뉴스의 산업은행 대출액 100억원과 포털 배분액 100억원

연합뉴스는 올해 1월7일, 산업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을 대출을 받았습니다. 2020년 회계엔 반영이 되지 않았죠. 2020년에 연합뉴스가 금융부채로 발생한 이자로만 6억원을 냈습니다. 올해엔 이자로 지출되는 금액이 더 늘어나겠죠. 문제는 내년이 될 것 같습니다. 나가는 비용을 조금일라도 줄여야 흑자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데, 이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적자 가능성을 높일 것 같습니다.

포털 내 지위 변동과 정부보조금

한해 300억원을 상회하는 정부보조금은 현재로선 연합뉴스가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한 수익원 중 하나입니다. 2022년이면 향후 2년 간의 정부 구독료(정부 보조금)을 다시 설정하게 될 텐데요. 이번 포털 내 지위 변동이 정부 구독료 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문체부는 정부구독료를 공적기능 순비용과 뉴스사용료로 구분해서 산정하고 있습니다. 공적기능 순비용이란 해외뉴스, 외국어뉴스, 민족뉴스, 지역뉴스, 멀티미디어뉴스 서비스, 뉴스통신 산업진흥 등 6개 공적 기능을 위해 지출한 비용을 말합니다. 연합뉴스 결산자료를 토대로 책정하나, 공적기능이라고 보기 미약한 부분은 제외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불거진 정부구독료 폐지 여론에, 기사형 광고 적발에 따른 포털 내 지위 강등, 이를 바탕으로 제기돼 온 공적 역할에 대한 회의론, 정부 보조금의 방만한 관리 제보 등 정부와 국회 쪽에서 이의를 제기할 근거들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까지는 무난하게 증액 쪽으로 기우는 흐름입니다. 하지만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이번 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것이 연합뉴스 정부구독료 삭감으로 이어질지, 문체부 제출안으로 되돌아갈지, 증액안이 관철될지 두고봐야할 것입니다.

국회, 연합뉴스 정부 구독료 ‘30억 증액’ 추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022년 연합뉴스에 지급하는 정부 구독료를 30억 원 증액키로 했다. 국회 문체위의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고 정부구독료를 기존 안인 328억원에서 30억 원 증액한 348억 원으로 결정해 의결했다. 문체위는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특파원 11명을 늘리는 목적으로 예산을 늘렸다. 예산은 정부가 제출하고 국회가 조정해 의결하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연합뉴스 정부구독료를 2021년과 동일한 328억 원으로 편성했으나, 국회에서 증액한 것이다. 다만 최종 예산 논의 과정에서 변

마무리하며

성기홍 신임 연합뉴스 대표의 시름이 2022년엔 깊어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양대 포털로부터 받는 100억이 사라지면 당장 연합뉴스의 재무관리에 큰 구멍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연합뉴스의 한해 임대수익이 2020년 기준 120억원인데요. 사실상 한해 임대수익만큼의 매출액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통신수익, 영상정보수익, 출판수익, 용역수익, 임대수익 등 연합뉴스의 수익구조 자체가 갑작스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100억원 규모가 비게 되면, 이를 메울 만한 수익 아이템을 기존 틀 안에서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는 의미입니다.

성기홍 대표의 입장에선 정말 억울할 것입니다. 박노황, 조성부 등 앞선 사장들이 뿌려놓거나 걷어내지 못한 악마의 씨앗을 본인이 파내어 수습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으니까요. 그것도 취임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같은 난제를 떠안게 됐습니다. 리더십이 그릇된 판단을 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번 사례에서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광고형 기사로 불려놓은 매출액은 올해 4분기부터 줄어들게 될 겁니다. 내년부터는 100억원 남짓의 포털 매출액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인력 투자를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일 겁니다. 결국 2022년 연합뉴스의 적자를 감수하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룹사 전체의 현금성 자산이 230억이나 되기 때문에 한해 정도 적자를 커버하지 못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1년 동안 포털을 통한 매출액은 디폴트 상태였습니다. 이 항목이 사라지는 걸 연합뉴스가 감당하기란 쉽지 않을 겁니다. 대부분이 처음 겪는 일일 겁니다. 변칙 광고 매출액과 결별을 선언한 마당에 100억원이라는 매출액은 갑작스럽게 벌어오는 건 연합뉴스 입장에선 상당히 부담이 될 겁니다.

결국 멀리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봅니다. 갑자기 비어버린 곳간을 급하게 채우려다 보면 무리수를 던지기 마련입니다. 이럴 경우 또 어떤 사단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경영진이 중심을 잡고 2022년을 '연합뉴스 사업구조 대전환'의 계기로 삼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흔들릴 수 있는 내부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으면서 말이죠.


참고 문헌

  • 송해엽, & 양재훈. (2017). 포털 뉴스 서비스와 뉴스 유통 변화: 2000-2017 네이버 뉴스 빅데이터 분석. 한국언론학보, 61(4), 74-109.
  • 연합뉴스 감사보고서
  • 연합뉴스 연결감사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