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은 왜 뉴스서비스를 하는가? 구글이 뉴스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주요하게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는지?

구글은 퀄리티 저널리즘과 구글의 미션이 엮여 있다고 보고 있더군요. 순다 피차이도 같은 발언을 여러 차례 한 적이 있습니다. 구글은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지식과 정보를 누구에게나 접근가능하도록,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미션을 갖고 있는데요. 저널리즘의 미션과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고품질의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오픈웹에 더 많이 쏟아질 때 구글의 검색은 더 큰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뉴스, 엄밀하게 말하면 저널리즘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뉴스 서비스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Google News Initiative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 현재 포털 뉴스서비스의 문제점은? (언론사, 학계, 이용자 관점에서)

수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신뢰할 수 있고 깊이 있는 정보가 의미있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포털 뉴스서비스의 뉴스를 바라보는 철학이 건강하게 뿌리내리지 못한 데 따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쪽에 책임을 우선적으로 부과할 것이냐는 논쟁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뉴스 소비자와의 실질적 접점을 지닌 포털 측이 뉴스 수용자들과 한국사회라는 공동체에 건강하게 기여하면서도 수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뉴스 서비스는 모델은 무엇이어야 하고 핵심 가치는 무엇이어야 하는지 정의하는데 다소 소홀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수용자들은 포털에서 분노를 동원하고(수많은 정치인 발언의 따옴표 기사들이나 vs의 갈등 기사들), 오로지 비판을 위한 비판만 존재하고, 부정성이 가득한 암물한 내용의 기사들에 이제 질려가고 있습니다. 정보량은 적으면서 자극적 제목을 담은 스트레이트 기사도 열독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클릭은 하나 오래 보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여전히 이러한 단편전 선호의 신호를 알고리즘에 반영해 이러한 낮은 품질의 기사들을 중심으로 수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죠. 실시간성의 신호에 과도하게 비중을 둡니다.

개인적으로는 포털은 전문가들이나 업계 관계자들이 아니라 뉴스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뉴스 서비스의 방향이나 문제 진단을 받는 것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포털이 뉴스서비스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까? 진화 방향은?

뉴스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저널리즘을 중심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본질의 가치에 다시금 천착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왜 포털에 뉴스 서비스를 해야 하는가를 조금더 깊게 사고해야 한다는 거죠. 사용자들을 분노하게 하기 위해서? 진영 간 다툼을 증폭시키기 위해서? ‘자극의 동원'을 통해 트래픽을 높이기 위해서? 이것이 사업적 이익에 분명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서비스의 가치를 저하시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널리즘 가치와 사업적 이익의 적정 균형 : 저널리즘은 뉴스를 포함한 정보 제공을 통해서 공동체의 주체들이 더 나은 공동체의 내일을 위해서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의사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하는 행위입니다. 포털 또한 뉴스 서비스를 이러한 목적으로 운영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압니다. 공동체를 반목시키고 이격시키는 단편적이고 자극적인 뉴스들에 중요한 공간을 추천/선호 알고리즘이라는 명분으로 허락해 주는 것은 과도한 사업적 이익에 편승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가 서로 건강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조율하고 간극을 좁히려는 깊은 뉴스들이 적잖이 생산되고 있음에도 이들에게 충분히 노출의 공간이 허락되지 않고 있죠.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이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라는 큰 목표 아래에서 뉴스 서비스의 가치 제안을 재설정하는 작업이 저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업적 이익을 결코 등한시 해서는 안된다는 전제에서 말이죠.

👨‍💻 우리나라 뉴스 이용자의 성향을 감안 했을 때 구독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까? 전세계적으로 구독 경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미디어/언론 쪽의 성공 사례는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 눈여겨 보고 있는 사례가 있다면?

구독 서비스라는 용어가 아니라 수용자 수익 모델(Audience Revenue Model)이라는 용어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구독은 수용자가 뉴스에 돈을 지불하는 여러 모델 중 하나인 셈이죠. 이 관점에서 보면 수용자 수익 모델은 한국에서 비교적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마이뉴스의 자발적 유료화, 뉴스타파의 후원 모델, 아웃스탠딩이나 더피알 같은 중소규모 언론사의 구독 모델은 나름 의미있게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뉴스에 대한 지불 의사의 비율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로이터 보고서 기준으로 2020년에 한국은 10%, 미국은 20%로 약 10%의 차이가 발생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한국 10%, 미국은 16% 정도였습니다. 그 전으로 되돌리면 차이는 더 줄어들 겁니다. 수용자 수익 모델에 대한 좋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이 비율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는 이용자 성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정확한 통계도 없이 그저 안될 것이라는 말만 되뇌이고 있습니다. 지불 의사를 이해했다면 지불 의사의 모티베이션이 되는 뉴스 및 정보를 생산해야 하는데 여전히 안하고 있죠. 저는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든지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성공의 평가 기준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같은 이례적 조건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한국에서 당분간 보기 어려울 수는 있을 겁니다. 거기도 10년 만에 성취할 결과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 다음이 현재의 뉴스 제공방식을 변경한다면 오히려 네이버 쏠림 현상이 심화되지 않을까?

네이버 뉴스 서비스와 다른 가치 제안을 해야 하겠죠. 다음과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다음의 뉴스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에 대한 조사와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네이버로 쏠림이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은 성급하고 단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뉴스가 주지 못하는 가치를 다음이 뉴스 서비스를 통해 제공할 수 있다면 다음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겠죠. 포털 뉴스 서비스 기획자들의 공급자 마인드도 교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언론사들은 지속적으로 뉴스 편집권과 헤게모니를 포털이 언론사에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게 과연 언론사와 포털이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일까? 이용자 친화적인 서비스 방향일까?

다시 돌아가지만, 언론사와 포털은 공존과 공생의 관계입니다. 사용자에 더 나은 저널리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협력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치를 구현하는데 언론사들에게 편집권을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면 그것을 선택해야겠죠. 그것이 아니라면 다른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고요. 다음이 뉴스 서비스의 비전을 먼저 수립해서 제시하는 과정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비전이 없는 상태에서 편집권이라는 수단적 선택을 놓고 논쟁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다음이 뉴스 서비스를 통해 뉴스 수용자들의 더 나은 삶, 공동체와 건강한 연결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간략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 편집권은 그 방향에 맞게끔 조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편집권 유사권(알고리즘 등)도 그 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조정돼야 하겠죠. 만약 언론사가 이 가치에 동조하지 않는 방향으로 편집권을 행사한다면 굳이 언론사에 편집권을 부여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다음이 뉴스 서비스의 비전을 무엇으로 상정할 것인지, 그것이 한국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인지를 궁리하고, 그 다음에 나머지 수단의 문제를 그 비전을 실현하는 데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다음은 뉴스 서비스의 존재 및 본질의 문제에 많이 소홀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