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한국일보 최진주 기자의 최근 기사 '야후 재팬, 기사 전재료에 독자 평가 반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관련 소식을 전해주신 최 기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 야후 재팬 뉴스의 위상

일본 뉴스 시장에서 여전히 압도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포털이 있죠. 이미 들어보셨던 대로 야후 재팬 뉴스입니다. 국내에서 네이버만큼은 아니지만, 뉴스 소비의 많은 부분이 여기서 발생합니다. 일본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야후 재팬 뉴스는 우리 포털과 동일하게 인링크로 서비스됩니다.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웹사이트로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11월 현재 650개 일본 언론사들이 입점해 하루 7000건의 뉴스를 이 같은 방식으로 전송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비교하면 전송 건수가 많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이 가운데 전재료를 받아가는 곳은 620곳이라고 합니다.

일본 ICT연구(ICT総研)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야후 재팬 뉴스는 약 40%의 이용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모바일 뉴스 앱 기준입니다. 그 뒤로 스마트뉴스, 라인 뉴스, 구글 뉴스 순입니다. 닛케이신문 온라인판이나 아사히, 요미우리신문 온라인도 비교적 높은 비율로 이용이 되고 있더군요.

일본 2020년 모바일 뉴스 앱 시장 동향 조사 

비교적 연령대도 고르게 분포가 돼 있는 편이기도 합니다. 라인 뉴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모바일 기준으로 전 연령대와 성별이 고르게 분포돼 있었습니다. 일본 내 전국민이 두루두루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모바일 뉴스 서비스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어찌됐든 야후 재팬 뉴스는 일본 사용자들 40% 가량이 만족스럽게 이용하는 대표적인 뉴스 포털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야후 재팬 뉴스 서비스의 눈에 띄는 기능들

저는 야후 재팬 뉴스를 자주 방문하진 않습니다. 새로운 업데이트가 있을 때나 종종 확인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그곳에서 뉴스를 소비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어제오늘에서야 제대로 들여다봤다고 하는 게 맞을 겁니다. 번역기를 활용해 몇 시간을 이용하면서 눈에 띄는 기능 3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1) 기사 평가/반응 버튼

야후 재팬 뉴스는 지난 6월부터, 인링크 기사 하단에 3가지의 반응/평가 버튼을 추가했습니다. '배움이 있었다'(学びがある), '이해하기 쉽다'(わかりやすい), '새로운 관점'(新しい視点)이 그것입니다. 아래 이미지처럼 부착돼 사용자들의 리액션을 받게 됩니다.

기사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 버튼은 '좋아요'로 시작돼 지금은 다양한 반응 옵션들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입니다. 하지만 국내 포털의 경우 뉴스에 대한 반응 옵션들은 대체로 유익이나 품질 평가보다는 감성, 인상 평가에 그치고 있습니다.

아래 두 포털의 사례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사를 보고 나서 '무엇이 어떤 유익이 있었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지 않고 '기분이 어떠했니?'라고 묻는 것처럼 보입니다. 감성 중심의 리액션을 통해 기자들을 당장 이 리액션들을 보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구상하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위에 예시로 된 기사의 경우 '이해하기 쉽다'는 점수가 높았던 반면, 배움이 있었다는 570에 그치고 있죠. 쉽게 쓴 건 좋았지만 기사를 통해서 인사이트를 얻어가진 못했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기사에 달린 이러한 사용자들의 리액션을 보면서, 앞으로 자신의 기사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힌트와 통찰을 얻어갈 수가 있게 되는 거죠. 특히 이들 평가 항목들이 저널리즘의 품질과 연관된 것이기에 품질 높은 기사를 작성하려는 동기부여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2) '코코가 포인트 Q&A'(ココがポイント) or 이것이 포인트?

야후 재팬의 뉴스 서비스는 사용자가 최종 기사 전문을 읽을 때까지 1개 층을 더 거쳐야 합니다. 뎁스(depth)가 한층 더 깊다는 의미입니다. 야후 재팬 첫화면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최종 뉴스 페이지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중간 정보 레이어를 거친 뒤 기사 전문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야후는 이를 토픽스 페이지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과거 digg.com의 구조가 문득 떠오르기도 하더군요.

중간 정보 레이어의 존재는, 공급자 입장에선 그 공간에서 다양한 실험들을 전개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반면 사용자 입장에선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한 번의 클릭이 더 필요해 다소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기능들을 제공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윈윈이 될 겁니다. Newspicks를 비롯해 일본 뉴스 플랫폼들은 이와 같은 중간 정보 매개층을 적절히 잘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바로 이 중간 정보 매개층에 독특한 기능 하나가 부착돼 있는데요. '코코가 포인트'(ココがポイント)라는 일종의 요점 Q&A 기능입니다. 귀여운 캐릭터가 신문을 읽고 직접 설명해주는 콘셉트로 구성이 돼 있습니다.

'코코가 포인트'를 번역기로 파파고 돌린 화면

사실 이 기능은 오픈한 지 꽤 됐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로는 2018년에 시작됐습니다. 그 이전부터 13자 내외의 요약 정보 링크가 제공이 돼 왔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다변화하는 정보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키지는 못했던 모양입니다.

'코코가 포인트'는 사용자들을 해당 뉴스의 핵심 정보를 빠르게 이해하면서도, 기사 소비의 주객이 전도돼선 안된다는 걸 목표로 개발이 됐다고 합니다. 야후 뉴스는 '코코가 포인트'가 본 기사의 소비 욕구를 떨어뜨리는 '주역이 되어선 안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를 했습니다.

'코코가 포인트'가 짚어주는 요소는 크게 3가지입니다. 해당 뉴스가 다루는 이슈의 기본 정보, 배경, 다른 시각 등입니다. 이 범위를 벗어나거나 확대되면 기사를 읽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기계가 작성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닙니다. 야후 뉴스의 '토픽 편집부'에서 운영합니다. 사람의 손길을 거친 결과물들입니다. 뉴스 경험이 없는 젊은 편집부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상당히 애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공식 코멘테이터' 댓글 하이라이트

야후 재팬 뉴스 기사(인링크) 하단에는 눈에 띄는 댓글들이 한두 건씩 붙어서 나옵니다.  '공식 코멘테이터' 댓글입니다. 공식 코멘테이터는 네이버 등으로 따지면 '지식인'에 해당합니다. 지식인과 뉴스 댓글이 통합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식 코멘테이터의 댓글는 다른 댓글과 몇 가지 차별적 특징을 갖는데요. 그 한 가지는 대댓글을 달지 못한다는 겁니다. 댓글 숨김 기능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지식 전문가의 식견을 존중하고 악성 댓글의 피해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또한 관련 반응 버튼으로 '참고가 됐다'가 부착돼 있습니다. 일반적인 댓글에 부착된 '좋아요', '싫어요' 반응 버튼과는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인증된' 지식 전문가의 견해를 공론의 주된 논의거리로 제안하면서 이들을 악플의 피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다층적인 기술 장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단순 추천순 배열을 택하고 있는 국내 포털과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오히려 뉴욕타임스 댓글의 NYT Picks와 취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야후 재팬 뉴스 서비스의 전재료 정책

앞서 최진주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듯, 야후 재팬 뉴스는 '3가 반응 버튼'의 점수를 전재료 지급과 본격 연계하기로 발표를 했습니다. 이미 6월 버튼 도입 시점부터 가능성은 점쳐졌던 일이기도 합니다. 10월 기사 전송분부터 이 정책을 적용한 것이고요. 아사히신문을 보면, 해당하는 매체가 총 620곳이라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 전재료 정책은 페이지뷰 위주의 평가방식으로 인한 품질 저하 문제와 일본 내 지역신문에 대한 전재료 과소배분에 대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었습니다. 그간 지역신문들은 야후 뉴스 안에서 전국 단위 신문에 비해 페이지뷰를 얻기 어려웠습니다. 지역 이슈가 전국 이슈나 엔터테인먼트 이슈를 뒤집기는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 내 지역신문의 무기라 할 수 있는 '고품질 뉴스'를 야후도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이번 전재료 정책의 변경으로 일본 내 지역신문이 받아갈 전재료의 배분액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야후 뉴스의 독자 평가 전재료 반영 정책이 양질의 뉴스 생산으로 이어지게 될지는 일단 지켜볼 일입니다. 일단 1달의 평가는 나쁘지 않습니다. 니케이 보도를 보면 "지방지와 전문언론사의 지급액이 종전보다 늘어났다"고 합니다.

몇 가지 국내 포털이 참고할 만한 것들

몰랐는데요. 야후 재팬 뉴스의 미션은 "과제 해결과 행동으로 연결될 뉴스를 전한다"라고 합니다. 야후 재팬에서 뉴스를 읽는 사용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나아가 행동으로 옮겨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미션 때문인지 야후 뉴스는 토픽 페이지와 댓글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양질의 뉴스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댓글 내 건강한 토론을 유도해 이 미션을 실현시키려 하고 있었습니다.

새롭게 도입되는 기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도들은 대부분 사용자들의 리액션 그리고 토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댓글 필터링이나 규칙 위반에 대한 정책적 조치, 기술적 보강 방안에 많은 에너지를 할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야후 뉴스가 공론장의 역할, 민주적 시민 역량을 키워가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읽어낼 수 있었죠. 결코 만만한 과정이 아니었겠구나 싶었던 대목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야후 뉴스가 댓글 개편과 관련해 그간 기울여온 노력의 흔적들을 봤을 땐, '우리와 크게 다르진 않구나, 다만 나아가고자 하는 미션이 다를 뿐이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았던 지점은 이러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 '내부 편집자(코코가 포인트) - 전문가(공식 코멘테이터) - AI(댓글 필터링)'의 협업 구조를 유기적으로 잘 구성해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모든 영역을 기술에 의존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옆회사인 라인 뉴스는 기계 의존도가 훨씬 높은 편입니다. 반면 야후 뉴스는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더 건강한 토론을 유도한다고 믿고 있는 듯했습니다. 이것이 국내 포털에게 어떤 메시지로 닿을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네요.

뉴스 서비스의 제공 목적은 어느 플랫폼이나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 목적에 이르는 경로는 천차만별이겠죠. 기계만의 힘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고 인간만의 힘으로 닿을 수도 있을 겁니다. 기계-인간 협업의 시너지로 가볼 수도 있을 것이고요. 현재로선 어떤 경로가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지 확신하긴 어려웠습니다. 야후 뉴스는 그런 경로 중 기계-인간 협업을 통한 가치 실현의 방식이기에 지켜볼 가치는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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