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문사의 재무구조는 조금 독특합니다. 신문이 어렵다 어렵다 해도 웬만한 신문사들은 여전히 흑자를 기록 중입니다. 영업 이익이 그만큼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숨겨진 다른 수익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적자 상태의 신문사가 적은 이유를 단순히 보험성 광고 덕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국내 신문사의 숨은 1cm 영업 외 수익

영업 외 수익은 말 그대로 신문 영업과 관련이 없는 이익의 형태를 의미합니다. 쉽게는 임대료 수익, 이자 수익 등을 상상해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만 머무른다면 굳이 숨은 1cm라고 하진 않을 겁니다. 그러기엔 국내 신문사들의 영업 외 수익 규모가 작지 않거든요.

한국경제신문의 사례 예를 들어 볼까요? 비연결 상태 한국경제신문의 2019년 영업 이익은 235억원입니다. 그런데 영업 외 이익은 157억원입니다. 영업 외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한국경제신문의 당기순이익은 301억원을 기록하게 됩니다. 영업 외 수익은 비용을 제하더라도 결코 적지 않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통상 국내 신문사들의 영업 외 수익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지분법이익입니다. 지분법이익은 투자한 회사의 순이익을 지분의 비율만큼 계산한 금액입니다. 예를 들어서, 한경의 자회사인 한경TV가 2019년 150억원의 당기순익을 냈다고 가정해봅시다. 한경은 한경TV 지분 40.68%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면 150억원의 40%를 한경의 지분법이익으로 잡게 되는 겁니다. 물론 연결재무제표가 발표가 되면 한경TV는 한경의 종속회사로 편입돼 전체 손익계산서에 합산되게 됩니다.(참고로 2019년 한경의 연결재무제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한경이 지분을 갖고 있는 다른 자회사의 수익 규모가 커지게 되면 한경의 지분법이익으로 잡혀 영업 외 수익이 커지게 되는 것이죠. 참고로 한경의 경우 2019년 지분법이익이 10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중앙일보의 사례 중앙일보의 지분법이익은 592억2697만원입니다. 이에 앞서 지분법 이익에 포함되는 중앙일보의 주요 계열사를 들여다보시죠. 대체로 신문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일반적인 자산들 이외에 디엠씨씨매니지먼트, 톡트위원회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 디엠씨씨매니지먼트 : 비주거용 부동산 개발 회사
  • 톡트위원회 : 비판적 사고 인증시험

왜 이걸 언급하느냐면, 국내 신문사들은 수익 창구의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분율은 천차만별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부는 신문의 손익계산서상의 흑자 구조를 이들이 뒷받침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영업 외 수익을 놓치게 되면 신문사의 전체 수익 구조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연결 손익계산서와 당기순익을 봐야 한다

신문 매출로만 보면, 매출 전체 규모는 거의 변동이 없거나 줄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사들도 더이상 신문의 매출만 바라보며 경영을 하지는 않습니다. 신문이 '성장'하지 않는다는 신호는 부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명확해서입니다. 하지만 신문의 전체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어떤 기업이든 영업 수익을 중점적으로 관찰하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국내 신문사는 사정이 다릅니다. 또 한경을 예를 들어 죄송합니다만, 한경의 골프자회사인(지분 70% 소유) 한경앨엔디는 지분법상 수익으로 24억8000만원이 잡혀 있습니다(비연결 기준). 한경TV가 지분법상 이익이 60억대이니 결코 작지 않은 비중입니다. 한경은 골프장으로만 연간 20~30억원을 이익(income)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이구필름처럼 한경이 100% 지분을 갖고 있지만 2~3억원 정도의 손실을 안기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결국 이런 모든 것이 합산된 연결 손익계산서의 당기순익을 들여다 봐야만 국내 신문사의 입체적인 재정 그림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결론은

국내 신문사들이 예상 외의 실적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본질과 관계가 없는, 사업의 다각화를 이뤄낸 성과 덕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협찬성 광고, 보험성 광고의 기여를 무시하지는 못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전체 수익 구조를 뜯어보면 다각화를 꾸준히 시도한 언론사들이 좋은 지표를 만들어내고 있더군요. 뉴스, 저널리즘, 신뢰와 무관한 사업 영역에 적잖은 자원이 동원되고 있고, 그것으로 적잖은 수익을 창출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것이 국내 신문사의 특수성이라면 특수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