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로 새로운 미디어를 실험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죠. 또 다른 형태로 스타트업을 준비 중인 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어떻게 시작하고 또 성장해야 하는가에 대한 또렷한 경로를 제대로 익히고 시작하는 분들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이미 익숙한 방식에 의존하다 쳇바퀴 돌 듯 제자리에 머무는 분들도 많이 봤고요. 무작정 도전하다가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들도 종종 목격합니다. 콘텐츠의 이름이든 뉴스의 이름이든 체계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도전하는 것이 필요한 세상이 됐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만큼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이기 때문이죠.

조 풀리지(Joe Pulizzi)의 콘텐트 모델 도식

조 풀리지(Joe Pulizzi)가 제안하는 '콘텐츠 모델'은 일종의 교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콘텐츠 마케팅 연구소의 창업자이자 베스트셀러 Content Inc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나름 콘텐츠 마케팅 분야에서 이름값이 높은 분이기도 합니다.

마케팅이라고 해서 거부감부터 보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가 제시하는 경로가 우리가 당면을 해결해줄 수 있느냐죠. 제가 보기에 그의 모델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을 뿐 아니라 앞서 말했듯 교범이라고까지 할 수 있어서입니다. 제가 여기서 소개하려는 이유입니다. 또한 그가 11월초에 웨비나를 통해서 이 모델을 자세히 설명한 자료도 있어서 겸사겸사 알려드릴까 합니다. 내용은 대부분 제 해석을 투과한 것입니다.

필요할 경우 원본 문서와 비교해보시며 읽으시길 부탁드립니다.

Media Is The New Marketing: 7 Steps From Start To Millions | Webinar Recap - Pars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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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적의 접점 찾기(Sweet Spot)

새로운 콘텐츠 제작팀을 만날 때마다 저는 타깃 수용자가 누구냐고 묻습니다. 이 질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많고요. 때론 이러한 질문에 거부감을 내비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대부분 레드 오션에 빠지고 맙니다.

조 풀리지는 최적 접점, 즉 스위트 스팟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이 스위스 스팟은 자신의 지식전문성과 수용자들의 기대/바람이 겹치는 영역에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 또한 타깃 수용자를 설정했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자신의 전문성이 부족한데 수용자들의 기대가 높은 곳을 먼저 공략하게 되면 머지 않아 한계가 드러나게 됩니다. 지적 자신감은 있지만 수용자들의 바람이나 기대가 없는 분야에 뛰어들면 당연히 수용자 접점을 만들 수 없겠죠. 따라서 이 스위트 스팟을 명확히 하는 것이 모든 콘텐츠 실험을 첫번째가 돼야 합니다.

조 풀리지는 "먼저 자신이 차별화할 수 있는 지식 영역을 검토해보고 이를 열거해보라"고 주문합니다. 그런 다음 "수용자들의 고충점을 파악하는데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고충점을 찾기 위해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해 볼 수가 있을 것이고요. 저는 타깃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수용자 리서치를 수행해볼 것을 제안하는 편입니다.

(2) 콘텐트 틸딩(정확히 찌르기, 차별화)

Tilt. 조 풀리지가 가장 자신 있어야 하는 분야죠. 콘텐츠 틸딩은 그의 개념이기도 한데요, 일종의 콘텐츠 차별화를 의미합니다. 타깃 영역이 정해졌다면 이제부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단계죠. 하지만 높은 장벽 하나가 서 있습니다. 세상에 너무나 많은 콘텐츠와 정보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고만고만한 콘텐츠를 제작하면 당연히 수용자들이 볼 이유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틸딩이라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조 풀리지는 "우리는 실제로 경쟁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영역을 찾아낸 뒤 우리를 알고 또 신뢰하는 수용자를 구축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실은 이게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단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타깃 수용자들의 고충점에 더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싶습니다. 그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상상하고 제작하는 접근법에 몸에 배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차별화한 콘텐츠 생산이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조 풀리지는 영역을 좀더 세분화하고 하나의 타깃을 향하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3) 진지(Base) 구축

조 풀리지는 "어디에서 이야기를 할 것인가 무엇이 가장 합리적일까' 이것이 곧 진지라고 말합니다. 콘텐츠를 제작했다면 사용자들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소셜미디어들이 출시돼 있어서 접점 구성의 가능성은 훨씬 넓어지고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곳에 뿌린다고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또 플랫폼에 의존하는 콘텐츠 전략이 장기적으로 늘 유리한 것만도 아니죠. 그런 점에서 진지를 어디에 구축하느냐는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조 풀리지는 "사용 가능한 모든 플랫폼에 게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타겟 고객을 정의하고 차별화를 결정한 다음 1~2개의 플랫폼에서 하나의 핵심 콘텐츠 유형으로 시작하세요"라고 제안했습니다. 트위터, 링크드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다 할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타깃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채널 1~2곳에 집중해서 진지를 만들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그 진지에서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보여주고, 흥미롭게 사용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놀라운 콘텐츠를 제공하라고 말합니다.

물론 이유는 있습니다. 곳곳에 뿌리면 콘텐츠의 회소 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어서입니다. 특히 같은 유형의 콘텐츠라면 말이죠. 다만 조 풀리지가 이야기하는 게 본진으로서 웹사이트에 대해 설명하려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략 이것에 가깝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말 그대로 콘텐츠가 올라오고 사용자들이 최종적으로 방문하게 되는 목적지로서의 베이스를 의미하는 것 같았습니다. 수용자 구축을 읽어보시면 쉽게 눈치를 챌 수 있을 겁니다.

(4) 수용자 구축

조 풀리지는 이렇게 말을 꺼냅니다.

"이에 대해 말씀드리려는 것은 빌려쓰는 채널에 대한 주의사항입니다. Facebook 페이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백만 명이 넘는 팔로워가 있을 수 있지만 그 팔로워는 실제로 Facebook에 속합니다."

회사가 소유한 채널이 아니라면 해당 채널에 모여든 수용자들을 본진으로 넘겨받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전적으로 기대서는 안된다는 거죠. 플랫폼 의존에 익숙한 국내 언론사나 크리에이터들에게 유익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빌려쓰고 있는 플랫폼의 경우 알고리즘 등을 통해 룰을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그건 전적으로 그들의 몫이고 그들의 역할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셜 플랫폼에서 진지를 구축해 시작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해당 잠재고객을 제어할 수 있는 플랫폼, 즉 블로그 및 이메일 뉴스레터와 같은 자사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본진으로 소셜 미디어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그것에 머무르면 결국 더이상의 확장을 꾀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뉴스레터가 다시금 각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한발 더 나아가고 싶습니다. 뉴스레터를 포함한 이메일 앱도 크게는 플랫폼입니다. 어떤 방식의 알고리즘이 침투해 올지 알 수는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인 것만큼은 분명하죠. 게다가 수용자에 대한 1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확연히 차이점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자사만의 진지를 만들어야 하고 그곳에서 수용자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서 기반을 만들어가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ㅣ

(5) 수익

"미디어는 마케팅이다"

그가 강조하는 한마디입니다. 인정하든 하지 않든 미디어는 마케팅이라는 게 그의 지론입니다. 마케팅의 기본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거죠. 그리고 그 고객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환시켜 수익을 끌어냅니다. 뉴스 등의 미디어 수익모델은 현재까지는 거의 나와있습니다. 일단 그의 수익모델부터 보도록 하시죠.

직접 수익모델과 간접 수익모델이 있는데요. 이미 다 아는 것들입니다. 이걸 어떻게 창출하느냐의 방법이 문제인 것이죠. 다시 말하지만 핵심은 충성 고객을 만드는 것입니다. 보통은 언론사 웹사이트에 월 1회 이하로 방문하는 비율이 70% 내외입니다. 이들을 우리는 충성 고객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직접 수익은 광고, 컨퍼런스 등 이벤트, 유료 구독, 프리미엄 콘텐츠, 어필리에이트(제휴 마케팅), 기부/후원입니다.

조 풀리지는 "콘텐츠 마케팅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며 일반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점까지의 수용자를 구축하는 데 약 18개월이 걸립니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통상 첫 수익 발생시키는데 9개월, 팀 인원 추가할 때까지는 18개월, 지속가능한 수익 규모에 이르는데는 26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당길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을 겁니다. 대신 0에서 시작하는 경우라면 멀리 볼 필요는 있습니다. 특히 소셜미디어 팔로어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는 크리에이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대규모 언론사들이라면 상황은 또 다를 것이고요.

(6) 다각화

"자사의 데이터(first party data)를 제어할 수 있는 자체 플랫폼에서 수용자를 구축했으며 모든 종류의 수익 창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면,  다각화 모드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 풀리지도 강조하지만, 수용자 기반이 구축돼 있으면 그때부터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충성 고객이 많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데이터를 직접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들과의 접점을 얼마든지 구축할 수 있는 1차 데이터가 없으면 시도하기가 난망합니다. 그들의 관심도 알 수 없고 연락할 경로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입니다. 위에서 왜 플랫폼에 의존하는 게 위험한지를 설명한 이유입니다.

조 풀리지는 소니 알파 유니버스를 예로 듭니다. 여기는 처음 블로그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 수용자 구축이 이뤄지면서 팟캐스트로 확장했고 나아가 지금은 유료 교육 상품까지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확인해보니 이젠 숍을 열어서 그까지 다각화하고 있더군요. 사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사례들은 여럿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제는 1차 데이터, 즉 자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용자를 구축했다는 사실입니다. 결코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7) 매각 혹은 큰 성장

미디어 기업이거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매각을 고민하실 겁니다. 다른 기업이라면 더 큰 성장을 바랄 것이고요. '미디어는 곧 마케팅'이기에 이 단계들을 잘 밟아나가다 보면 그 기회는 계속 열릴 것입니다.

타깃 수용자를 찾고 긴 호흡으로 시작하세요

끝으로 한 가지 유념할 점이 있습니다. 조 풀리지는 이 사이클의 대략적인 완성 시점을 약 24개월 정도로 잡습니다. 정확히는 매각 또는 더 큰 성장 기점이 24개월 이후에 일어난다고 강조합니다. 마라톤이라는 거죠. 콘텐츠로 하루아침에 대박을 낼 수 있는 것이라는 기대는 조금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한두 달 안에 큰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예단하거나 포기하는 경우들을 많이 봐 왔습니다. 좀더 여유를 가지라고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타깃 수용자라는 단어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너무나 많은 콘텐츠가 세상에 존재합니다. 이 개념을 외면하면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겁니다.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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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내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의 성장 속도는 더딜까
2019년 1월6일(일) 오후 3시 1차 퇴고를 마쳤습니다. 더디다. 더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이 생태계로 진입해 그 영역에서 성과를 내고 위상을 찾아가는 속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 속도다. 탄탄한 인프라와 넘쳐나는 인재를 보유한 미국과 비교하면 더딘 건 분명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건이 열악한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사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