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이 펴낸 '언론사의 버티컬 미디어 콘텐츠 현황과 전략' 보고서 보신 분 많을까요? 양정애 박사, 김준일 대표가 집필한 보고서인데요. 유료 구독을 고민하는 언론사들이 눈여겨 볼 데이터나 결과가 참 많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유료 의사 높은 버티컬 영역'에 대한 몇 가지 정보만 소개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료 구독을 곧 준비해야 한다는 방침이 확정된 신문사(인터넷신문사 포함)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당장 어떤 콘텐츠로 어떤 수용자들을 타깃으로 삼아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될 겁니다. 당연히 가장 지불 의사가 높은 콘텐츠 영역을 우선적으로 두드릴 수밖에 없겠죠. 그리고 실제 그 분야 콘텐츠를 꾸준하게 고품질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인가 내부 역량을 따져 볼 것입니다.

수용자 관심도 높은 버티컬 영역은?

일단 수용자들이 관심 영역부터 출발을 해야겠죠. 아래는 그런 수고를 덜어주는 유용한 연구 결과입니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 평소 정보에 대한 관심 영역을 세분화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꽤나 분야도 잘게 쪼개어 놓았기에 떠올리기도 편합니다.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처한 상황과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관심이 유사한 분야도 많지만 편차가 큰 분야도 적지 않습니다. 백화점식으로 접근하면 왜 안되는가를 보여주는 귀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보편적 관심사로는 먹거리, 여행/레저, 의료/건강, 지식교양, 주식 등이 있을 것입니다. 보편이라고 하긴 했지만, 이 안에서도 미세하게 '다름의 진동'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관심 = 지불의사?

관심이 높다는 건 그만큼 지불의사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하게 그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래에서 보이듯, '먹거리'는 연령/세대에 걸쳐 관심이 무척 높은 버티컬 영역입니다. 하지만 유료 지불의사에선 하위 순위에 속합니다. 반면, 주식, 부동산, 의료/건강은 관심도 높으면서 유료 지불의사도 높게 나타나는 영역입니다.

제가 자주 강조하다시피, 수용자 본인에게 '실질적 유익'이 큰 버티컬 영역은 지불의사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신호인 것입니다. 당장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건강 정보는 자신의 생명, 가족의 건강과 직결되기에 돈을 지불해서라도 그 정보를 사게 될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보면 EBS명의의 명의 데이터베이스와 콘텐트는 유료 구독이 안될 수 없는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래 자료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식교양이나 교육 콘텐츠도 유료 지불의사가 높게 형성돼 있는 콘텐츠 영역 중 하나입니다. 의외라고 생각하는 분 많지 않으시겠죠? 특히 20~40대 공통적으로 이 분야에 대한 지불의사가 10% 내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 언론사들이라면 이 영역에서 가장 큰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텐데요. 현재는 단순 발생 뉴스를 전달하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이 유료 구독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할 겁니다.

버티컬 미디어 이용 동기와 유료 지불의사

뉴스룸 안에서 '버티컬 미디어'에 대한 관점은 여전히 엇갈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독을 유발하기엔 시장이 너무 작지 않느냐라는 견해에서부터 저널리즘의 존재 이유와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는 사실도 이해하고 있고요.

하지만 아래에서 보듯, 수용자들의 입장에선 특정 분야와 관심사를 깊게 다루는 미디어에 더 애정이 가기 마련인 듯합니다. 자신의 관심을 더 깊게 채워줄 수 있는 매력적인 정보를 버티컬 미디어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현재 종합지의 기사를 좀더 주제/관심 중심으로 재분류해 정기적으로 생산하면 버티컬 미디어에 대한 수용자들의 의용 의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노력하는 곳이 많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어찌됐든 버티컬 미디어에 대한 수요는, 수용자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해 직접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콘텐츠를 주변으로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질적 유용성'은 당연히 유료 지불 의사로 연결돼 구독을 작동시키는 키 요소가 될 것이고요. 이는 버티컬 미디어의 운영을 구독 모델 중심으로 구상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왜 유료 미디어를 이용하려 할까?

끝으로 유료 미디어 이용 의사가 있는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이용 기대 사항'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고급 정보'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가장 높았습니다. 그리고 검증된 정보, 광고로부터의 회피 등이었습니다. 검증을 거친 고급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돈을 내겠다는 메시지입니다. 어쩌면 자극적인 콘텐츠와 뉴스가 포털과 유튜브 등에 범람하면서 이러한 고급 콘텐츠의 희소성은 상대적으로 더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기자들이 이러한 유형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생산 동기를 산업이나 회사 차원에서 장려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데요. 그건 수익모델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워낙 제가 많이 했던 말인지라 여기서 다시 부연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여튼, 검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고급 정보나 콘텐츠에 유료 지불의사가 높다는 점은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독자들이 정말 돈 낼까요?'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대신, '어떤 분야, 어떤 품질의 정보에 얼마나 낼까요?'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훨씬 더 생산적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이 보고서는 던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분석 내용은 별도로 정리해서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