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의 페이월 모델은 ‘하드 페이월’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정확히는 다이내믹 페이월을 채택한 지가 제법 됐습니다. 저널이 어떤 고민 끝에 그들의 페이월 모델을 진화시켰는지 오늘 자세히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략 2015년의 일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모회사인 다우존스는 2명으로 구성된 최적화팀을 꾸립니다. 자사 언론의 구독 비즈니스, 특히 구독 전환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이미 2013년부터 Cxense라는 데이터 관리 전문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차근차근 배워가던 와중이었죠. 그리고 2016년. 월스트리트저널도 이 Cxense라는 기업과 구독 관련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대략적인 목표도 정했던 모양입니다.

Cxense는 2010년에 탄생한 노르웨이 기술 기업입니다. 사용자 프로파일링에 특화된 데이터 기술 전문 기업이었죠. 2013년 다우존스와 파트너십을 맺을 때만 하더라도 비교적 초창기 기업에 불과했습니다. 창업자들은 FAST를 회사를 MS에 매각하고 나온 엔지니어들이었다고 합니다. 경험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비교적 탄탄했던 듯합니다.

다우존스와 2013년에 시작된 두 회사의 인연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의 페이월 개선 작업에 착수하게 됩니다. 구독자의 빠른 성장을 기대했던 월스트리저널은 Cxense와 최적화팀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페이월 모델을 다듬기 시작하는데요. 그 핵심에 ‘개인화’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월스트리트저널의 페이월 모델은 ‘동적 페이월’(Dynamic Paywall)로 전환되게 됩니다.

동적 페이월과 구독(구매) 성향 지수

이미지 출처 : http://www.localmediainsider.com/stories/how-the-wall-street-journal-increased-subscription-revenue-by-25,1628?

동적 페이월은 계량형 페이월(metered paywall)과는 작동 방식이 조금은 다릅니다. 쉽게 말해 사용자가 언제, 왜, 어떻게 지불 제안을 받게 되는지를 기계가 판단하도록 자동화하는 페이월 모델입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한 달에 1번 방문하는 사용자와 한 달이 15번 방문하는 사용자가 있습니다. 이들에게 ‘유료로 보세요’라며 결제 페이지를 제시하는 기준이 달라지는 시스템입니다. 한 달에 1번 방문할 정도로 충성도가 낮은 사용자들에겐 기사를 조금 더 보여줘서 광고 수익을 얻고, 한 달에 15번 방문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들에겐 곧바로 결제 페이지를 제안하는 것이죠. 이걸 사람이 아니라 머신러닝이 담당합니다.

일단 동적 페이월이 작동하려면 사용자들을 충성도 혹은 성향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통상 성향 스코어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이라는 방법론을 활용하죠. ‘A처럼 행동하는 사용자들은 구독할 의향이 높아’라는 가설 하에 여러 변수를 모아 사용자별로 점수를 매깁니다. 그러한 점수에 따라 사용자들을 분류하게 되는 거죠.

월스트리트저널은 크게 3가지 그룹으로 사용자를 구분합니다. 차가운 그룹, 따뜻한 그룹, 뜨거운 그룹. 이를 나누는 변수는 현재 총 65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충성도가 낮은 차가운 그룹에겐 결제 페이지를 늦게 보여주고, 구독 성향이 높은 뜨거운 그룹에겐 곧장 결제 페이지를 보여주겠죠. 이 작업을 월스트리트저널은 Cxense 전환 엔진을 활용해서 구축하게 됩니다.

동적 페이월과 다른 페이월 모델의 비교

우선 Cxense가 동적 페이월을 다른 페이월 모델과 비교한 내용부터 소개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Cxense는 그들의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장단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 하드 페이월 : 하드 페이월을 구현하는 언론사는 일반적으로 해당 출판물을 잘 알고 있는 충성도 높은 일반 독자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언론사 제품에 대한 면밀한 관심이 없는 독자는 일반적으로 페이월을 처음 보고 난 뒤 떠나서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 계량형 페이월 : 이 접근 방식은 일부 콘텐츠에 대한 무료 액세스를 허용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독자가 구독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무료 기사는 구독자를 창출하는 능력에 따라 언론사가 선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으로 구독 트리거 기사를 사용할 때 왜 그렇게 많은 것을 제공하고 또 모든 독자에게 동일한 기사를 제공해야 하는 걸까요? 독자들이 보거나 샘플링 할 수 없는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구독을 어떻게 구매할 것으로 기대하십니까?
  • 프리미엄 모델(Freemium) : 유사한 문제가 지니고 있는 계량형 액세스에 대한 유사한 접근 방식입니다.

사실 위 설명은 우리가 미터드 페이월이라 불리는 ‘계량형 페이월‘에 대해선 아쉬움을 남깁니다. 프리미엄 모델과 계량형 페이월을 혼돈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제가 다시 계량형 페이월의 장단점을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계량형 페이월 : 이 접근 방식은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기사의 수를 시간이나 양에 따라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모든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접근할 수 있는 기사의 수를 동일하게 적용함으로써 전환을 유도하는 모델입니다. 하지만 개별 사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유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광고 수익의 하락을 방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2016년의 결정과 페이월 모델의 전환

다시 월스트리트저널로 돌아가겠습니다. 사실 동적 페이월이 적용되던 2016년 초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디지털 구독자가 아직 100만 명이 미치지 못할 때였습니다. 그리고 구글 검색을 통한 뒷구멍 접근으로 골머리를 앓을 때였죠.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던 때였습니다.

2016년 월스트리트저널이 동적 페이월로 전환하면서, 구글 검색 뒷구멍을 막았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성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엔 130만명, 2018년, 160만명, 2019년에는 180만명으로 디지털 구독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동적 페이월의 적용으로 기존보다 성장률이 얼마나 상승했는지는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들이 지금의 300만명대 구독자 달성에 집중하고 또 보유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국내 언론사에게 주는 함의와 액션 플랜

출처 : https://www.wsj.com/articles/los-angeles-times-owner-has-high-digital-ambitions-11553006559

보다시피, 더 많은 독자를 유료 구독자로 전환하는 야심찬 계획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혹은 협업을 통해서 달성됐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뤄낸 성과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개선 작업 그리고 그것에 전념하는 팀이 구성됐을 때 얻어낼 수 있는 성과입니다.

성장팀, 최적화팀 등은 디지털 페이월을 운영하고 성공을 거둔 언론사들이 명명한 전담 팀의 이름입니다. 또한 오로지 이들만의 힘으로 이뤄내지도 않았습니다. 외부 기술 개발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초기 기술을 습득하고 내재화하면서 자신만의 자산으로 만들어나간 것이죠. 월스트리트저널은 a/b 전문 솔루션 기업인 옵티마이즈리와도 협업한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외부와의 협업에 개방적인 마인드셋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을 설정하세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렇게 접근을 합니다.

1) 수용자 5%가 보는 제품의 변경으로 200%의 성과를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수용자 100%가 보는 제품의 변경으로 10%의 성과 개선을 가져오는 것과 동일한 결과이다.

2) 3% 이상 성과가 높아지지 않는 테스트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즉 무엇을 개선하고 테스트할지를 설정할 때, 작은 개선만으로도 큰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 의미있는 개선 작업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웹사이트 전체 개편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부터 구상할 것이 아니라 작은 변경이나 개선만으로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프로젝트에 먼저 관심을 기울여 보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오늘의 글도 여러분들에게 유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