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시장이 심심찮습니다. 지금의 움직임이라면 머지 않은 시간 안에 흥미진진한 지각변동을 목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지난해부터 스멀스멀 흘러나온 소식이 있었습니다. 유튜브의 팟캐스트 시장 진출입니다. 특별히 감춰진 소식도 아닙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파트너십을 맡고 있던 카이 척(Kai Chuk)을 팟캐스트 디렉터로 임명하면서 유튜브의 팟캐스트 진출 소식은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이를 방증할 만한 상세한 자료 한 건이 유출돼 팟뉴스(Podnews)에 게재됐죠.

팟뉴스는 81페이지 분량의 유튜브 팟캐스트 전략 문서를 입수했고 이 주에 3개 페이지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비록 확정된 최종안은 아닐 수 있지만, 대략적인 목업(시제품 콘셉트)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목업이 담긴 슬라이드가 바로 아래 이미지입니다.

위 슬라이드에 적혀 있는 바와 같이 유튜브는 보다 쉽게 팟캐스트를 업로드(인입)할 수 있도록 제안할 계획입니다. 이를테면 RSS 피드를 제출하는 것만으로도 팟캐스트 업로딩이 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는 거죠. rss 방식으로 팟캐스트 등록이 가능해지면 선호하는 하나의 팟캐스트 플랫폼에서 유튜브 팟캐스트로도 쉽게 업로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몇 가지 기존 팟캐스트 플랫폼과의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튜브 안에서 팟캐스트가 제공되는 url은 youtube.com/podcast가 될 것이라고 소개가 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해당 페이지는 404로 남아 있습니다. 아직 준비 중인 단계이거나 url 자체를 변경할 수도 있을 겁니다.

왜 유튜브는 팟캐스트로 확장하려 할까 : 글로벌 오디오 광고

현재까지 글로벌 차원에서 팟캐스트의 최강자는 Spotify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글로벌 음악 구독 플랫폼에서 팟캐스트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이 시장을 잠식해 간 지가 꽤 됐기 때문입니다. 이미 음악 유료 구독 시장에선 애플을 넘어섰죠. 스포티파이의 점유율이 32%이고, 애플 뮤직의 점유율은 16%입니다. 두 배 가량 차이가 날 만큼 스포티파이는 이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갖춘 상태입니다.

팟캐스트 시장은 2021년에 애플 팟캐스트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근거는 아래 emarketer의 추정 자료입니다. 2021년을 기점으로 스포티파이의 미국 시장 기준 팟캐스트 청취자는 2820만 명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이는 애플의 2800만 명을 근소하게 앞서는 수치가 될 것이라고 eMarketer는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 말 기준으로 이 수치가 현실화 했는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시장의 성장은 '오디오 광고 시장의 성장'을 상징합니다. 현재까지 팟캐스트를 지탱하고 있는 핵심 수익원은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팟캐스트 유료 구독시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팟캐스트 시장은 광고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구글은 이미 오디오 광고 상품을 개발해 판매 중입니다. Google Ad manager와 Display & Video 360에서 오디오 광고 상품을 제작하고, 이를 게시할 인벤토리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이게 2020년의 일입니다. 구글로서는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디지털 오디오 광고 시장을 놓칠 이유가 없습니다. 라디오 광고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 시장은 구글이 넘겨주면 안되겠죠.

문제는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구글 팟캐스트의 낮은 점유율입니다.  최근 일부 통계(buzzsprout)를 보면 2~3% 사이인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구글 팟캐스트라는 자산만으로는 구글 오디오 광고 상품이 게시와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죠. 그런 맥락에서 유튜브는 구글 오디오 광고 상품의 구세주와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디언의 팟캐스트 광고 보고서와 함의  

이 문서는 추후에 별도로 소개를 하겠습니다. 이 글과 관련된 슬라이드만 캡처해 둡니다. 이 보고서의 파일을 받아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 A world in your ear: perfect podcast planning

팟빵의 성장세와 팟캐스트 광고 시장 '무한경쟁'

이제 국내로 돌아오겠습니다. 구글을 유튜브를 무기로 팟캐스트 시장에 뛰어들고, '디지털 오디오 광고' 상품 판매를 가속화 할 경우 시장 안에서의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에서 팟캐스트 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한다면 국내 팟캐스트 플랫폼 사업자들이 긴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죠.

핵심은 디지털 오디오 광고 시장의 장악력일 겁니다. 구글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 광고주를 리딩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과 파트너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춘 상태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구글의 경쟁력은 기술이죠. 특히 지난 2020년 출시한 '프로그래머틱 오디오 광고' 상품과 이를 제어하기 위한 'Display & Video 360'은 오디오 광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여기에 이번에 유튜브 팟캐스트라는 넓디 넓은 광고판(인벤토리)이 결합되면서 한껏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포티파이도 Programmatic 기반의 디지털 오디오, 비디오,  디스플레이 광고 상품을 오랜 기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유튜브 팟캐스트와 언제든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죠. 아직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힘을 못 쓰고 있지만, 언제 어떤 계기로 점유율이 껑충 뛰어오를지 아직 예측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출처 : 스포티파이 광고 페이지

반면 팟빵은 어떠할까요? 팟빵은 2021년 큰 폭의 매출액 성장세를 이뤄냈습니다. 아래 데이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2020년 주춤했던 실적은 2021년 들어 크게 올랐습니다. 여전히 적자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2021년의 두드러진 기록은 분명 주목해야 할 대상입니다. 특히 새로운 수익 대상으로서 팟캐스트 광고 시장을 검토하고 있다면, '왜 팟빵이 2021년에 매출액이 거의 2배 가까이 성장했는가'를 분석해 볼 필요는 있을 겁니다.

아래 실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팟빵의 사업 확장 시도를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도 자료 상으로는 2020년 7월 론칭한 '오디오 전용 매거진'의 실적 향상이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월간 김어준처럼 팬층이 두터운 정치시사 크리에이터가 유료 오디오 매거진을 발행함으로써 수익 증대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2021년의 실적이 일회적인 현상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시사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팟빵의 수익배분 방식이 될 겁니다. 팟캐스트 광고를 프로그래머틱 기반으로 구글과 스포티파이가 국내에서 잠식해 갈 경우, 팟빵은 콘텐츠 업로드 관리장치로 위상이 약화될 수도 있습니다. 구글과 스포티파이는 기술을 바탕으로 중소 규모 광고주를 디지털 오디오 광고 시장으로 빠르게 끌어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팟캐스트가 더 활성화되려면, 광고 시장이 커지고 크리에이터에게 배분되는 수익의 규모가 커져야 합니다. 미국에 비해 국내 팟캐스트 시장이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돼 보이는 것은 광고 상품의 기술화 수준이 빠르지 않아서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물론 구글은 오디오 광고의 인벤토리를 넓히기 위해 유튜브를 앞세운 뒤, 팟빵과 같은 플랫폼과 제휴를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유튜브 '팟캐스트-팟빵-크리에이터' 이런 삼각의 수익 배분 구조가 구축될 수 있죠. 이 경우 팟빵과 유튜브는 유리하지만, 정작 크리에이터의 배분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팟캐스트 뛰어들어야 하나

잠시 과거의 기억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약 5년 전인 2017년에 유튜브가 언론사 특히 방송사의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언론사 리더는 얼마나 있었을까요? 디지털 비디오 광고 시장이 빠르게 커져가고 있는 와중에도 대부분 언론사들은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았습니다. 부랴부랴 뛰어든 것은 그러고 2~3년이 지나고 나서였습니다. 이미 결과를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먼저 뛰어든 언론사들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디지털 오디오 광고 시장은 국내에서 커질까요? 저는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아래 가디언의 조사 자료 때문이 아닙니다. 아래 조사 자료와 같은 흐름이 국내에서도 두드러지고 있어서입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 소비량이 늘고 있고, 그들을 잡기 위한 광고주들의 관심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조사'를 보더라고 이러한 흐름이 분명해 지고 있습니다.

다른 곳도 아닌 유튜브가 팟캐스트를 본격화하고 마케팅에 나선다는 것은 분명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더불어 국내 여러 사업자들이 이 경쟁에 함께 뛰어든다는 것은 디지털 오디오 광고 시장이 빠르게 커질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하고요. 소셜미디어 광고 집행에 부정적인 시선들이 오가는 상황에서 구매 전환율이 다른 포맷보다 높은 디지털 오디오 광고는 당분간 국내에서 이점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일단 추가 자원 투입을 최소화하는 전략(원소스 멀티유즈)으로 팟캐스트 운영을 시도하고, 독자 기반을 모으는 작업에 뛰어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새로운 디지털 오디오 광고 상품이 개발되고 있는지, 시장 규모는 어떻게 변화하는지 면밀하게 조사하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가 팟캐스트를 론칭한다고 곧장 한국 시장을 포함시키진 않을 수도 있으니 이 점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비디오보다 생산 허들이 높지 않기에 새로운 크리에이터나 언론사가 진입하기 그만큼 용이한 포맷입니다. 스포티파이처럼 '비디오 팟캐스트' 제작도 쉬워서 오디오-비디오 병행 생산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기획의 문제이긴 하겠지만.

다시 한번 강조드리는 점은, 유튜브가 팟캐스트를 한다는 것이 핵심이 아니라 프로그래머틱 디지털 오디오 광고상품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구글이, 유튜브를 통해서 팟캐스트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